사회 사회일반

"재유행 규모 더 커질 것"vs"아직은 지켜봐야"…데이터 부족에 엇갈리는 ‘트윈데믹’ 전망[코로나TMI]

■확진자, 매주 두배씩 증가…주간위험도 상향

BA.5보다 전파력 3배 강한 BA.2.75 국내 검출

방역당국은 "평가 진행중…말씀드리기 어려워"

의료계도 '신중론' '위기론'으로 확산전망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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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매주 2배씩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유행하는 BA.5, BA.2.75(켄타우로스) 변이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해 당국은 물론 의료계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오미크론 하위 변위 2개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눈 앞에 있지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유행 확산세 전망 조차 제대로 가늠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새로 유행하는 변이의 전파력이 워낙 강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최근 갑자기 등장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의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 대해 ‘신중론’과 ‘위기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확산세를 전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재감염 우려…3월보다 더 큰 유행 올 수도”


의료계 내부에서도 가장 크게 의견이 엇갈리는 지점은 오미크론의 하위변이인 BA.5, BA.2.75가 기존 오미크론에 면역력을 갖춘 사람들까지 감염시킬 수 있는 지 여부다. 두 변이의 감염력과 면역 회피력을 강하게 평가하는 전문가들은 올초 벌어졌던 ‘오미크론 대유행’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거나 감염됐던 사람들도 BA.2.75에 재감염 될 가능성이 있다”며 “BA.2.75가 빠르게 확산돼 이번 유행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유행의 크기나 기간이 당국의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 2~3월에 하루에 60만 명 가량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선제적인 검사를 통해 지역사회 유행 전파를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무증상이나 경증 가능성 커…지켜봐야”



BA.5, BA.2.75가 전파력이 강하고 면역회피력도 뛰어나지만 오미크론의 하위변이인 만큼 확산세가 예상 보다 크지 않을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에 이미 감염된 사람이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재감염된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천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무증상 감염으로 인해 7월 말께 하루 15만 명 정도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아직은 데이터가 없어 속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다만 전파력 등을 감안할 때 당국 예측보다 확진자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 교수는 “재유행이 당국의 예측보다 길게 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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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종합적으로 상황 평가할 것”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도 BA.2.75에 대한 데이터 부족으로 4차 백신 접종 대상 확대 외에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BA.2.75의 경우에는 중증화율과 치명률에 대한 평가가 세계적으로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입국 조치에 대한 강화의 필요성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외 BA.2.75 사례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지켜보며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주말효과에도…확진자 수는 두 배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일부터 15일까지 매주 두 배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9528명(1일)→1만 9323명(8일)→3만 8882명(15일) 순으로 증가했다. 방대본은 현 방역상황에 대해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5 변이 검출률이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BA.5 검출률은 6월 3주차에 2% 수준이었으나 7월 1주차에 23.7%로 집계되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방역 상황이 악화되자 방대본은 주간 위험도 평가를 ‘낮음’ 단계에서 ‘중간’ 수준으로 12일 상향했다. 주간 위험도 평가는 매우 낮음·낮음·중간·높음·매우 높음으로 총 5단계로 구분된다.

검사 수 감소로 인해 확진자 수가 적게 집계되는 주말효과가 반영된 월요일 확진자 수도 이날 1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만 6299명 증가해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878만 8056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수가 증가하자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도 20만 명을 넘으며 급격히 증가했다. 재택치료자 수는 전날 2만 8528명 늘어 22만 504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더해 BA.5보다 전파력이 3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75까지 등장하면서 국내 방역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BA.2.75는 BA.2와 비교해 스파이크 유전자 변이가 8개 더 많아 효과적으로 세포와 결합하며 백신이나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회피하는 특성이 더 강하다고 알려졌다. BA.2.75는 5월 말께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인도에서는 지난달 20일 7.9%였던 BA.2.75의 점유율이 일주일만인 27일 51.35%로 늘어나며 빠르게 우세종으로 자리매김했다. BA.2.75는 인도 외 미국·호주·독일·일본 등에서도 변이가 나타나며 10여 개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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