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종호 과기 장관 "칩4 가입, 신중하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 취임 후 첫 기자간담

"국내 다른 산업에도 영향 고려

국익에 부합되는지도 살펴봐야"

民주도 과기혁신·인재육성 강조

"5G 중간요금제 보름안에 결정"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4’ 참여를 두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1일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신중하고 냉철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 장관이 칩4 동맹과 관련해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칩4 가입에 대한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칩4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올해 3월 한국·일본·대만에 제안한 반도체 동맹이다. 미국은 이들 국가에 8월 말까지 칩4 동맹 참여 여부를 확정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칩4 가입 여부를 두고 정부는 물론 국내 반도체 업계가 고민에 빠진 가운데 이 장관 역시 이러한 복잡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칩4 이슈는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결국 국가 이익에 부합되는지 신중하고 냉철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의 경제안보 동맹은 물론 이를 통한 중국과의 갈등으로 다른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 구조상 생산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기술이 필요하고, 수요와 관련해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과의 경제안보 동맹과 중국의 거대한 시장이 걸려 있다 보니 반도체 전문가로 통하는 이 장관 역시 뚜렷한 입장을 나타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그는 이날 칩4 동맹에 대한 질문에 “과거 교수 신분으로 말하면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데. 이제는 신중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여기저기 중국에 다녀온 기업 임원과도 통화를 하는 등 많은 의견을 들었고, 자세한 것은 진행 중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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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아울러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를 둘러싼 소송 문제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역시 다른 산업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 가지 법률적·국가 간 문제도 있고, 다른 영역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며 “세세하게 법률적으로 따지고 결과에 대해 앞으로 우리가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G중간요금제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많은 국민적 요청이 있었고 이통 3사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중간요금제를 내놓을 것 같다”며 “절차와 규정대로 보름 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미래 혁신 기술 선점을 위한 구상도 소개했다. 그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은 대한민국의 성장 엔진을 점화하는 중요한 열쇠”라며 “민간 투자를 유도해 10~20년 후까지 책임질 미래 혁신 기술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민간 중심의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전략기술을 육성하고 연구개발(R&D)예비타당성 조사도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등 제도 개선을 이뤄나가겠다”며 “민간과 함께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공공의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 기술을 이끌어갈 뛰어난 인재 육성을 위해 역량 있는 인재에게 성장 기회를 지속 제공할 수 있는 ‘재능사다리’ 제도도 강조했다. 이 장관은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고 그 중 뛰어난 인재를 키워야 한다”며 “인구 감소 시대에 질적으로 탁월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차별화된 인재 양성 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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