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제작사인 SAMG엔터테인먼트(구 삼지애니메이션)가 12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 성공했다.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될 만큼 국내 대표 키즈 콘텐츠 사업자로 입지를 굳힌 SAMG엔터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인기를 모은 '미니 특공대X', '캐치! 티니핑' 등의 대표작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측은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AMG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대신프라이빗에쿼티(PE)와 SKS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73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양측은 2020년 공동 결성한 2385억 원 규모의 '대신에스케이에스이노베이션 2호' 펀드를 활용해 자금을 납입한다. 이번 투자는 SAMG엔터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대신 PE와 SKS PE가 인수하는 구조다.
SAMG엔터는 김수훈 대표가 2000년 설립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CGI' 기술력으로 다수의 3D 캐릭터를 구현해냈다. 대표 캐릭터인 레이디버그는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 외에도 프랑스의 자그툰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일본 도에이 애니메이션이 공동 제작한 '미라큘로스 월드'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미라큘러스 시리즈는 120개국에서 방영되면서 중남미 지역의 디즈니플러스 키즈 콘텐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니특공대'와 '티니핑' 시리즈는 중국 시장에서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SAMG엔터의 IP(지적재산권)는 다양한 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완구와 의류 등 캐릭터 상품 제작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을 공략한 모바일 맞춤 콘텐츠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SAMG엔터가 보유한 유튜브 구독자 수는 레이디버그 유튜브 채널의 200만명 등을 포함해 36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LG유플러스(032640)와 사업적 협력을 통해 대형 테마파크와 극장 애니메이션의 사업도 계획 중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SAMG엔터테인먼트는 파급력이 높은 IP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라며 "게임 사업에 진출하면서 자사 캐릭터 티니핑을 활용해 아케이드 게임을 개발한 ‘엔터리얼(ENTEREAL)’ 인수도 지난달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SAMG엔터는 국내 키즈 콘텐츠 사업자로 입지를 굳히면서 지난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유니콘에 선정된 바 있다. 실적도 성장세다. 자본시장 전문조사 업체 딥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384억 원,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는 61억 원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손실에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이번 프리IPO는 코스닥 상장 작업이 구체화하면서 성사됐다. 올해 일본과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에 따라 대신PE와 SKS PE를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FI)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회사측은 IP 확보 및 콘텐츠 개발을 목적으로 지난해 NH투자증권과 상상벤처스 등 6개 기관으로부터 160억 원을 투자받았다. 2016년 130억 원을 투자한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엑셀시어캐피탈은 올 1월 투자금 절반 가량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매각하면서 일부 투자금 회수에 나선 바 있다.
SAMG엔터는 주관사 NH투자증권을 통해 최근 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하반기 상장 작업에 착수한다. 앞선 투자 관계자는 "올해 메타버스 영역으로 콘텐츠 제작 범위를 넓히면서 영유아부터 10대에 이르기까지 소비층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IP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으로 올해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투자로 대신PE와 SKS PE의 블라인드 펀드 소진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원스토어의 기업가치 증대를 겨냥해 중국 1위 웹툰 플랫폼인 콰이칸의 프리IPO에 참여하며 10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두 PEF는 지난 5월 미국 전기차 충전소 시스템 업체 프리와이어의 시리즈D 라운드에 참여, 70억 원을 납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