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 가스공급 줄이고 OPEC 증산 부정적…유가는 다시 꿈틀

WTI 3거래일째 배럴당 100弗선

"수급 불균형…140弗 될것" 전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기 침체 공포 속에 하락했던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움직이며 꿈틀대고 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 가능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여력 부족 등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12일 배럴당 95.84달러까지 하락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8일 100달러 선을 회복(102.60달러)해 이날도 103.88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도 20일 106.77달러에 거래되며 3거래일 연속 100달러대에서 움직였다.

관련기사



경기 침체 우려에도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는 것은 우선 러시아발(發) 불확실성 때문이다. 19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재가동을 시사하면서도 공급량이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이란 테헤란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만약 터빈이 빠르게 교체되지 않으면 가스 공급량은 6000만㎥에서 3000만㎥로 줄어들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이어 “26일에는 다른 터빈도 수리를 위해 내보낼 것이며 이 터빈이 제때 돌아오지 않으면 가스 공급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위축은 국제 유가에도 상방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다음 달 3일 열리는 ‘OPEC+3’ 정례회의에서 산유국들의 대규모 증산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미국은 증산 발표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들 산유국 가운데 단기간에 증산할 수 있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정도인 데다 이들도 화끈한 증산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원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풀어야 한다”며 “국제 유가가 14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닐 딩만 트루이스트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앞서 “중국의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양호한 반면 공급 부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가 130~14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지만 나는 160달러까지 올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 주도해 추진하는 러시아산 원유가격상한제도 가격에 불을 붙일 수 있다. 이달 초 블룸버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을 배럴당 40~60달러로 두고 이를 넘어서는 원유는 구입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갤 루프트 국제안보분석연구소(IAGS) 공동소장은 “제재가 시행되면 러시아는 원유 생산을 줄여 시장에 인공적으로 공급 부족을 초래할 것”이라며 “결국 국제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경기 하강에 따른 수요 감소를 이유로 유가 하락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씨티그룹은 이달 초 “경기 침체가 올 경우 국제 유가가 연말 배럴당 65달러, 내년 말에는 4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태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