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건축 마감재, 전기자동차 배터리팩 등에 쓰이는 스테인리스의 다음 달 출하 가격을 50만 원 인하하기로 했다.
주요 철강재 가격 역시 강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건축 분야의 핵심 원료인 철강 가격 급락은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깊고 길어질 수 있다는 전조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8월 출하분 스테인리스 제품 가격을 50만 원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가격 인하로 출하가는 지난해 말 수준으로 복귀했다. 포스코는 올 초부터 6개월간 세 차례 인상을 통해 스테인리스 가격을 80만 원 높였다. 하지만 이달부터 2개월 연속 가격을 내리며 총 60만 원을 인하했다.
포스코는 최근의 니켈 가격 하락이 출하가 인하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달 셋째 주 기준 글로벌 니켈 현물가격은 올 초 대비 7%가량 떨어졌다. 올해 고점 대비로 보면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
하지만 올 초만 해도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시장에 전부 전가할 만큼 협상력이 높았던 포스코가 출하 가격을 3개월 만에 급격히 내린 것은 결국 실제 공급 대비 시장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스테인리스뿐 아니라 냉연·열연, 후판 등 주요 철강 제품 가격도 반등 기미 없이 빠르게 낙폭을 키우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달 건설 자재에 쓰이는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 원가량 내린 데 이어 하반기 출하 가격 인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선박 발주도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여 조선용 후판 가격도 하반기 동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나 미국·유럽연합(EU) 등의 열연강판 가격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산업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철강사들의 가격 협상력 하락은 전 산업 내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 현상이 팽배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