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한인식당을 덮친 강도들이 인질극을 벌이자 이웃집 한국인 남성이 총격전을 벌여 강도 1명을 사살하고 그들을 제압했다.
2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UOL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6시 40분께 브라질 상파울루 클레멘테 거리에 있는 20년 전통의 한 한인식당에 강도 3명이 들이닥쳤다.
강도들은 한국인 주인 A(77)씨와 설거지하던 직원 2명, 손님들을 위협했다. 손님 중에는 네 살배기 여자 아이도 있었다.
강도들은 이들을 모두 주방으로 끌고가 몸을 묶고 인질로 삼았다.
식당 밖에 있던 일행과 전화 통화를 한 강도 2명은 A씨를 끌고 나와 집으로 데려갔다. A씨가 집에 더 많은 돈을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를 데리고 다니는 강도들의 수상한 움직임을 목격한 한국인 남성 B씨는 경찰에 신고한 후 강도를 직접 제압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강도를 제압한 한국인 B씨의 직업은 사격선수이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B씨는 강도 2명에게 이끌려 식당 안으로 순순히 끌려가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다 갑자기 B씨는 주머니에 있던 총을 꺼내 강도들을 향해 발사했다.
이 총격전으로 강도 1명은 숨졌고, 다른 1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식당에서 인질을 붙잡고 있던 나머지 강도 1명과 2시간에 걸쳐 협상을 벌였고, 강도는 결국 인질들을 모두 풀어준 뒤 투항했다. 브라질 공안국은 사망한 강도 1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을 붙잡아 감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도들은 64만 헤알(약 1억5370만 원)을 빼앗았다. 이들은 A씨가 집에 현금을 모아두고 있다는 걸 알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경비원이나 가정 도우미들이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