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박다울 "심금 울리는 현의 노래 들어 보실래요"

■26·27일 'ㄱㅓㅁㅜㄴㄱㅗ'공연

'거문고의 해체·재구성' 주제로

다양한 소리·매력·활용법 고민

국악에 무용·설치미술 컬래버 등

연주자 넘어 연출가 영역도 도전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 이번 ‘ㄱㅓㅁㅜㄴㄱㅗ’ 공연에서 파격적 연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거문고 연주자 박다울. 이번 ‘ㄱㅓㅁㅜㄴㄱㅗ’ 공연에서 파격적 연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




“거문고는 창작하기 좋은 악기가 맞아요. 소리가 재미있고, 활용이 가능한 범위도 넓어요. 악기 자체가 태생적으로 앙상블을 이루기 어렵고 우리가 아는 대중음악에 어울리기 어렵지만, 되레 이 때문에 거문고 연주자들이 창작에 주도적인 면이 있고 솔로 연주자도 많아요.”



박다울은 최근 다양하게 등장하는 ‘퓨전 국악’ 속 거문고 연주자들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이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JTBC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2’에서 거문고 현을 활로 켜거나 다양한 효과음을 넣고, 심지어 줄을 끊은 후 타악기처럼 쓰는 등 독특한 연주로 인상을 남겼다.

오는 26·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씨어터S에서 열리는 ‘ㄱㅓㅁㅜㄴㄱㅗ’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는 최근 서울 양재동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거문고의 다양한 활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에 거문고의 해체와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오른다. 한글 자모를 일렬로 세운 공연 제목도 거문고의 해체를 상징한다. 외부 자극에 미묘하게 감동하는 마음을 거문고에 비유한 말인 ‘심금(心琴)’에서 힌트를 얻었다. 박다울은 “각자 마음에 제각각의 형태로 거문고를 품고 있다는 상상에서 모든 연출을 시작했다”며 “마음 속 다양한 거문고를 해체, 재구성하는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다울의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이 6월부터 시작한 기획공연 시리즈 ‘싱크넥스트 22(Sync Next 22)’의 일환이다. 2009년 세종 콩쿠르에서 고등부 대상을 받으며 세종문화회관과도 인연이 있다.

관련기사



박다울이 거문고를 연주하는 모습. 그는 거문고 줄을 활로 켜는 건 물론 줄을 끊고 타악기처럼 쓰는 등 파격적 연주로 대중의 주목을 끌었다.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박다울이 거문고를 연주하는 모습. 그는 거문고 줄을 활로 켜는 건 물론 줄을 끊고 타악기처럼 쓰는 등 파격적 연주로 대중의 주목을 끌었다.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


이번 공연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연주자로서의 영역을 넘어 연출가로서 욕심을 부리는 일이기도 하다. 심지어 공연 중간에 거문고를 다 해체하고 나면 박다울도 무대에서 사라지며, 그 뒤를 무용수들의 몸짓과 관객 참여형 설치미술의 제작 등이 채울 예정이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공연장 로비에서 거문고를 해체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설치작품을 볼 수 있다. 공간적으로도 세종문화회관 씨어터S의 개관 이후 처음으로 ‘완전 스탠딩’ 공연이라는 파격적 구성을 취했다. 그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공연의 마지막에 제가 없다는 게 어떤 의미일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공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이라는 생각 아래 연출에 신경 쓴 결과”라고 말했다.

연주자로서 느끼는 거문고의 특별한 매력에 대해서는 “여러 장르와 잘 섞이는 건 사실인데, 매력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거문고의 활용 방법에 관한 창작자들의 고민과 더불어 ‘이 악기로 뭘 해야 먹고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가 매력이 되는것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거문고 연주자 박다울.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


한편 박다울은 이번 공연 외에도 여러 가지 일정과 음악적 시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국을 돌며 거문고로 공연을 하는 건 물론, ‘슈퍼밴드2’를 통해 결성한 밴드 카디(KARDI)의 멤버로서 신곡 작업에도 여념이 없다. 9월 앨범 발매를 목표로 일부 곡들은 이미 녹음까지 마친 상태다. 너무 바빴던 탓에 “왜 안식년이 존재하는지 느꼈다”고 말하는 그는 “카디의 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밴드음악에서 거문고가 어떻게 융화될지에 대해서는 “곡마다 제 역할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밴드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박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