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2010년 716억弗 달하던 해외 수주, 작년 306억弗로 반토막

■K건설 현주소


올 하반기 해외 건설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알누프 해수 처리 플랜트 사업의 입찰자격사전심사(PQ)에서 1차 관문을 통과한 한국 기업의 수는 ‘0’이었다. 일본에서만 이토추·마루베니·제라 등 3곳이 포함됐고 프랑스 베올리아와 스페인 악시오나 등 6개국 11개사가 들어갔지만 한국 기업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1차 심사에서 한 곳도 통과하지 못한 것이 한국 건설 업계의 현 주소”라고 말했다.







2010년 연간 716억 달러(약 80조 원)를 수주했던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규모가 반토막 난 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액은 306억 달러(약 40조 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해외 건설 수주액은 120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기록(147억 달러)에서 27억 달러(18.4%) 감소했다. 이달 들어 삼성물산이 미국 텍사스주에서 19억 달러 규모의 ‘Taylor FAB1’ 신축 공사를 수주하며 24일 기준 수주액은 170억 달러로 늘었지만 연간 규모로는 300억 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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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2010~2014년만 해도 매년 한화 기준 60조 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당시 저가로 수주한 일부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이 나면서 2013년 상당수 대형 건설사가 ‘어닝 쇼크’를 기록했고 이후 연 300억 달러 수준으로 규모가 줄어들었다. 2019년에는 연간 수주액 223억 달러를 기록해 2006년(164억 달러) 이래 13년 만에 최저를 나타내기도 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 해외 건설 시장인 중동에서의 발주가 최근 몇 년 간의 저유가로 인해 줄기도 했지만 국내 건설 업계가 해외 사업에 소극적이었다”며 “국내 사업에 비해 해외 사업 리스크가 크다 보니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국내 주택 시장에만 집중했던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해외 수주 규모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급 위주의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민간도 사업 자금 일부를 부담하되 이익을 공유하는 민관협력사업(PPP)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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