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놓고 정부와 경찰 간 갈등이 강 대 강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전국 경찰서장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하나회의 ‘12·12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며 경찰국 신설 강행 의지를 거듭 확인했고 일선 경찰들은 1인 시위와 대국민 홍보전을 벌이며 반발을 이어갔다. 경찰국 신설에 대한 여야 간 입장도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정치 쟁점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관련 기사 6·7면
이 장관은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던 길에 23일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와 관련해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 직무대행자가 해산 명령을 내렸는데도 그것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군으로 치면 각자의 위수 지역을 비워놓고 모임을 한 것이 거의 하나회의 12·12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맹비난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이번 회의는) 국가공무원법상 단순 징계 사유가 아니고 징역 1년 이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형사 범죄 사건”이라며 “특정 그룹이 주도하는 대단히 위험한 행위”라고 거듭 비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이날 서면으로 대체한 출입기자 간담회 답변에서 “경찰청은 이번 총경급 회의와 관련한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서한문 등을 통해 지속해서 모임 자제를 사전 요청했다”며 "회의를 강행한 것은 복무규정 위반이며 감찰 조사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21일 차관회의를 통과한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을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인 가운데 일선 경찰들의 반발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경찰직장협의회와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 지부 등은 이날부터 서울역 등 주요 고속철도(KTX) 역사에서 경찰국에 반대하는 대국민 홍보전과 1인 시위를 벌였다. 경찰 내부망에는 30일로 예정된 경감·경위급 전국팀장회의에 일선 지휘관인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참여하자는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