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이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이돌도 아닌데 애교 부리고 그러는 건 정치인의 덕목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전 위원장은 25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을 지지하는 한 유튜버가 (저의) 집을 찾아왔던 테러 이후 이 의원이 팬덤들에게 ‘박지현을 향한 비난과 억압을 멈춰라’라는 메시지를 냈다. 팬덤들이 거기에 서운함을 표하니까 이 의원이 그날 밤새 팬덤들에게 애교를 부리면서 화난 사람들을 달래더라”라며 “아침에 (이 의원) 트위터를 보고는 ‘뭐지? 뭐 하자는 거지?’ 싶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9일 새벽 0시 58분~2시 45분께까지 2시간가량 지지자들 질문에 직접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의원은 한 지지자가 ‘저희 가족 전부 민주당원에 가입할 때 추천인에 이재명 쓰고 입당했다’고 전하자 “또금만(조금만) 더 해두때여(해주세요)”라고 애교 섞인 말투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그 밤에 애교(또금만 더 해두때요)를 왜 부리냐. 그 사람들 달래려고 ‘나 좋아하니까 싫은 소리 한 건 한 번만 봐 달라’ 이런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의원을 도왔던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와서 후회를 말하는 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면서도 “그때는 윤석열 후보가 안 되는 게 진짜 간절했다. 정치인들의 약속을 믿는 게 아닌데, 그때만 해도 순수해서 이 의원이 대선 때 저와 했던 약속을 다 믿었다. 지금은 일언반구 언급이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행보로 청년 정치가 진일보할 것이라며 “제가 들이받았던 게 공고한 기득권 벽에 ‘균열’을 냈다고 생각한다. 한번 균열을 내놓으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쉬울 거로 생각한다. 그간은 (당내 청년들이) 기성 정치인의 아래에서 자라왔다 보니 눈치 볼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지 않았나”라고 했다.
비대위원장 시절 ‘권한은 있었지만 권력은 없었다’고 발언한 이유에 대해서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충북지사 후보) 공천 때도 저 혼자만 ‘노영민을 잘라야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 있다’고 끝까지 반대했다. 내부에서는 ‘할 사람이 없다, (노 전 실장을) 앉혀야 한다’ 였다"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때도 저는 민주당이 민생과 같이 가야 한다고 했지만 당은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어떤 결정을 내릴 때도 공동비대위원장인데 나 혼자 모르고 이미 사전 회의에서 이야기가 다 되어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한테는 보고된 사항이 저한테는 보고가 안 들어온 경우도 몇 번 있었다. 그래서 제가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앉힌 것 아니냐. 왜 저 패싱하시나. 박지현 패싱하지 마시라’라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라고 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어쨌든 정치는 계속하려고 마음먹었다”라며 “원내 진입은 해야 하는데 아직 총선까지는 생각 안 해봤다. 지금 쓰는 책을 탈고하고 일단 조금은 쉬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