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불붙은 대형마트 영업시간 논쟁, 시대 역행 규제 확 풀어야


정부가 대형 마트 영업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초 대형 마트의 새벽 배송을 막는 영업 제한을 재검토하라는 내용의 권고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했다. 대통령실은 대형 마트 의무 휴업 폐지,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 국민 제안 10건에 대해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 가운데 국민의 호응이 높은 3건을 뽑아 정책에 적극 반영할 예정인데 현재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폐지가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았다.



대형 마트 영업 규제는 2010년 골목 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매달 이틀 동안 의무적으로 휴업하고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로 제한해야 한다. 출점 제한도 있다. 하지만 도입 당시부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형 마트 의무 휴업일이라고 해서 소비자가 장을 보러 전통 시장에 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새벽 배송 제한은 전통 시장 대신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온라인 쇼핑몰에만 이득을 안겨줘 역차별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대형 마트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67.8%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답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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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규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 심야 시간대에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것도 낡은 규제 탓이 크다. 우버·카풀·타다 등 시대 변화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정부는 정치 논리에 휘말려 이 같은 서비스를 금지하기에 바빴다. 국토교통부는 이제서야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운수법을 개정해서라도 승차 공유형 플랫폼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정부는 그동안 규제 혁파를 숱하게 외쳤지만 외려 규제는 더 늘어나기만 했다.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불굴의 의지를 갖고 과감하게 규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 법에서 정한 금지 항목 외에 나머지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도 검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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