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실제 모델이 세계적 동물학자인 템플 그랜딘(75)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제작진은 템플 그랜딘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교수의 삶을 참고해 드라마 속 우영우의 캐릭터를 제작했다. 템플은 두 살 때 자폐 진단을 받았지만 자폐인 특유의 인식 방법을 강점으로 삼아 가축과 교감하는 동물행동학자가 됐다.
1947년 보스톤에서 태어난 그는 생후 6개월 무렵부터 타인과 접촉하면 몸이 경직됐고, 4살이 될 때까지 말을 못했다. 자폐 진단 당시 의사는 "평생을 보호시설에서 있어야 하며 말을 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했다. 우영우가 타인과의 스킨십을 불편해하고 5살 때까지 말을 못하다 병원에서 ‘자폐증’ 진단을 받은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극 중 우영우가 주변인들의 이해와 지지 속에서 성장한 것처럼, 템플 또한 어머니와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말을 할 수 있게 됐고 학교도 무사히 졸업했다.
동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평생을 농장의 가축들을 위해 헌신했다. 템플은 우연히 들른 농장에서 소가 몸을 압박하는 ‘보정틀’ 속에서 차분해지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선생님과 함께 보정틀을 제작했다. 템플이 만든 보정틀 ‘허그 머신’은 자폐인용 압박치료기로 발전해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영우의 법정 장면은 템플의 ‘테드’ 강연 영상을 참고했다고 한다.
템플은 2013년 2월 카우보이 복장을 한 채 강단에 올라 '모든 종류의 사고가 필요한 세상'을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무시하는 세밀함에 집중하는 자폐적 사고가 세상을 바꾼다"고 말했다. 20여 분가량의 영상에서 템플은 양손을 다소 바쁘게 쓰고 억양은 어색했지만 주장에는 막힘이 없었다.
테드 영상에서 템플은 ‘가장 열정을 쏟는 대상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기 위해 제가 하는 일이다. 자폐 성향의 아이를 둔 엄마들이 ‘당신의 책 덕분에 또는 당신의 강의 때문에 저희 아이가 대학을 갔어요’라는 말은 저를 행복하게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