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이 총 3억 달러(한화 약 3937억 원) 규모의 달러채 발행을 위한 수요 예측에 성공했다. 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 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돼 금리 변동성이 커졌지만 현금 확보가 시급한 만큼 회사측이 외화채 발행을 강행하기로 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전날 3억 달러 규모 3년물 달러화 녹색채권 발행을 앞두고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138개 기관으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규모의 주문을 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HSBC, 미즈호증권이 발행 주관 업무를 맡았다.
롯데물산은 이번 발행에서 최초 제시금리(IPT)로 전일 기준 미국 국고채 금리보다 약 190bp(1bp=0.01%포인트) 높은 4.88% 수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최종 발행금리는 이보다 35bp 낮은 4.53% 안팎으로 결정됐다.
롯데물산은 롯데그룹의 주요 전략 사업인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개발 프로젝트를 시행한 곳으로 공사 완료 이후 분양과 임대, 부동산 관리 등을 맡고 있다. 다만 지난해 6월 롯데쇼핑(023530)과 호텔 롯데가 소유하던 롯데월드타워와 월드몰 지분 등을 1조 4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순차입금이 크게 늘고 현금 여력이 줄었다.
이번에 발행하는 외화채 역시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3년 전 발행 당시 연 1.09%(변동금리)로 미국 국고채 대비 77.5bp 가산금리를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 부담이 3년 만에 무려 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달러채를 고정 금리로 발행하면서 가산금리가 다소 높아졌다"며 "최근 시장 변동성이 높아져 투자자 모집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목표한 투자 수요를 채우는데 성공한 것 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달러 조달을 계획하던 많은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미루거나 연기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주 5억 달러 규모 영구채 발행을 타진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지자 계획을 철회했다. 오는 8월과 11월 각각 4억 달러와 5억 달러 외화채 만기가 돌아오는 KT(030200)와 포스코도 발행 시점과 규모를 검토 중이다. 이달 최대 10억 달러 조달을 검토하던 LG화학(051910)은 조달 금리를 감안해 3억 달러로 회사채 발행 규모를 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