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K스타일 허브’는 한국 문화 전 분야와 세대를 포괄하려다 보니 결국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불만도 받았어요. 반면 이번 ‘하이커그라운드’는 철저히 MZ세대에 맞춘 스마트 한국 관광 허브가 될 것입니다(이학주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
청계천가에 위치한 서울 중구 다동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지상 1~5층 ‘하이커그라운드(HiKR Ground)’가 22일 문을 열었다. 세계 관광객들에게 건네는 ‘한국(KR)’의 반가운 ‘인사(Hi)’이고 글로벌 여행자들의 ‘놀이터(playground)’가 되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특히 MZ세대를 겨냥한 한국 관광 콘텐츠에 스마트 기술, 한류, 아트 등 다양한 분야를 접목했다.
하이커 1층 정문을 들어서면 눈앞에 대형 미디어월인 ‘하이커월’이 반긴다. 1층 전체를 가득 채운 높이 5.12m 길이 31.4m의 미디어월은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국내 관광지, K팝·드라마 등 한국 관광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목포·부산·전주·안동·강릉 등 국내 5대 관광 거점 도시를 주제로 한 창작물 ‘신(新)도시산수도’ 등이 펼쳐진다. 이들 작품에 현대와 전통이 조화된 우리나라 관광의 이상향이 표현됐다. 이와 함께 전 세계 한류 팬 젊은이들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면서 한복에서 첨단 디바이스까지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새천년행진(밀레니얼 퍼레이드)’은 한류 문화의 확산 및 글로벌화를 상징한다.
이 작가는 22일 개관식에서 “서로 다른 도시들과 사람들이 각자 경계를 초월해 한 공간에 모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MZ세대들에 가장 인기 있을 곳은 2층이다. 글로벌 한류 팬들이 K팝을 체험할 수 있는 ‘K팝 그라운드’로 조성돼 있다. K팝 뮤직비디오의 대표적인 콘셉트를 구현한 지하철·컬러룸·코인세탁소·우주선·마이스테이지 등 5개 구역에서 방문객들은 직접 동영상을 제작할 수도 있다.
확장현실(XR) 스튜디오 ‘마이스테이지’에서는 방문객들이 XR 기술로 구현된 100여 종의 가상 배경을 활용해 나만의 뮤직비디오를 기획·촬영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에도 나온 코인세탁소도 인기다.
이어 3층은 한류 대표 콘텐츠를 전시하는 ‘K아트리움’ 공간이다. 개관 전시 작가는 사진 조각 장르를 개척한 권오상 씨다. 이미 국내 대표적인 아티스트와 한류, 지역 축제를 매칭해 재해석하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현재 사진 조각을 통해 만든 배우 유아인의 ‘흉상’이 전시돼 있다.
옆에는 ‘드라마 여행’과 관련한 8가지 주제로 ‘오징어 게임’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 한류 영상 콘텐츠에 등장하는 국내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전시체험존이 있다.
4층에는 국내 관광 멀티체험존 ‘하이커케이브’와 ‘축제체험관’이 있다. 하이커케이브는 힐링 체험 공간이다. 국내 5대 웰니스 지역(강원도 뮤지엄산, 전남 순천만 습지 및 국가공원,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 충남 태안 팜카밀레, 제주 서귀포 치유의숲)과 5대 거점 도시를 소재로 영상·소리·향·조명 등을 통합한 오감 체험을 가능하도록 했다.
축제체험관은 국내 5대 축제를 만나는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체험 공간을 재현했다. 현재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전시돼 있는데 향후 김제지평선축제·화천산천어축제·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보령머드축제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마지막 5층은 ‘하이커라운지’로 구성된다. 방문자들은 이곳에서 자유롭게 교류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야외 테라스에서는 청계천 주변이 한눈에 보인다. 함께 있는 ‘트래블 챌린지’는 룰렛을 돌려 당첨된 방식으로 여행을 체험하는 게임이다.
하이커라운지에는 노티드 카페가 있는데 특히 쑥쑥크림라떼와 누룽지카라멜도넛을 맛보기를 권한다. 두 먹거리는 관광공사와 협업한 이 카페가 전 세계에서 이곳에만 파는 상품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관광공사의 원주혁신도시 이전으로 빈 공간이 된 본사 건물에 2016년 ‘K스타일 허브’의 문을 열었다. 한류 체험, 의료 관광, 한식 등의 정보를 얻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산만한 구성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지 못했다.
이를 대신한 것이 ‘하이커그라운드’다. 2021년 6월부터 1년 가까이 리모델링 작업을 했다. 이번에는 철저하게 글로벌 MZ세대에 맞춰 한류 및 실감형 체험 콘텐츠로 꾸몄다. 입장료는 무료다. 28일까지 개관 주간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조용만 문체부 차관은 “최근 관광 분위기가 나아지는 상황에서 하이커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고 신상용 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은 “관광 기업의 네트워크 장과 한국 관광 트렌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최수문 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