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메타버스 사업을 시작할 때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에서 대체불가토큰(NFT) 보상을 줘도 되는지, 지식재산권(IP) 보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여러 고민에 빠집니다. 전문적이고 신속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TF를 꾸렸습니다."
법무법인 광장에서 메타버스 태스크포스팀(TFT) 공동 팀장을 맡고 있는 김태주 변호사(사법연수원 36기)와 맹정환 변호사(39기)는 27일 경기 분당시 판교 사무소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메타버스에 대한 높은 관심 만큼 규제 문제를 고민하는 기업들도 많다며 이 같이 밝혔다. 메타버스는 아바타(온라인에서 개인을 대신하는 캐릭터)로 사회·문화·경제 활동을 하는 가상세계 공간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크게 주목 받았다.
광장은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점에 주목해 올해 2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거 모인 판교 알파돔시티에 지역 거점 사무소를 열고 메타버스TF와 NFT TF를 잇따라 출범시켰다. 김 변호사는 “IT 업계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법률 수요가 많을 것으로 봤다”며 “IT, 금융, 가산자산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은 변호사 7명으로 TF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사업을 메타버스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전세계 이목이 집중됐다. 페이스북이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직 수익성이 증명되지 않은 메타버스 시장 선점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스 최고경영자(CEO)는 “10년 내 메타버스가 이용자 10억 명을 확보하고 수천억 달러 규모 상거래가 이뤄지며 수백만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이머전리서치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21년 630억 달러에서 2028년 8289억5000만 달러(1088조5771억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대형 IT, 금융, 엔터테인먼트 기업도 메타버스 시장 선점에 나섰다. 네이버제트(네이버 자회사)와 SK텔레콤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와 ‘이프렌드’를 각각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SM이 만든 메타버스 걸그룹 ‘에스파’가 지난달 미국 LA에서 단독 쇼케이스를 열고 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맹 변호사는 “가상세계에서 돈이 오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금융거래 플랫폼까지 활성화되면 거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사업 특성상 메타버스 관련 법률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TF를 찾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 존재하는 가수와 인공지능(AI) 아바타 인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 메타버스에서 함께 활동할 때 초상권·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계약서상 책임 규정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TF 변호사들이 조언해주고 있다. 또 게임사가 메타버스 이용자들에게 NFT나 가상화폐를 보상품으로 제공할 때 적용되는 법령상 규제 문제도 자문한다. 메타버스에서 벌어지는 사생활·인격권 침해, 성범죄 등 민·형사 분쟁 사건 자문도 한다. 관련 규정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 보호법 등으로 흩어져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TF의 강점은 판교 기업들과 소통하고 광장의 여러 관련 조직과 신속하게 협력한다는 점이다. 김 변호사는 “알파돔시티에 카카오 등 대형 IT 기업들과 로펌이 함께 입주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블록체인, NFT, 디지털금융 등 메타버스와 연관된 여러 팀들과 협력해 신속한 법률 상담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