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대화인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동맹’과 관련해 정부가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면서도 “유리한 쪽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모의 벽’ 헌정식에 참석한 뒤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중국 사업이 큰 SK 입장에서는 칩4 동맹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그것은 약간 조심스럽기는 한 얘기”라며 “칩4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이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디테일이 갖춰지면 정부나 다른 곳에서 이 문제들을 잘 다루리라 생각한다”면서 “거기에 (저희도) 같이 논의돼서 저희한테 가장 유리한 쪽으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칩4 동맹’과 관련해 중국 등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보다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영향력이 막대한 국가 간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만약 이에 대해 오해한다면 사전에 해소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실제 칩4 동맹이 가동될 경우 중국 내 메모리 반도체 사업 비중이 큰 우리 기업들의 부담감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 회장은 이날 한미 간 경제협력 방향에 대해서는 “한미의 장점이 잘 결합하면 저희 경쟁력, 대한민국의 성장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이 가진 하드웨어적 생산 능력과 미국의 소프트웨어 능력을 강조하면서 "두 가지를 잘 결합하면 앞으로 디지털 테크놀로지나 그 위에 바이오 테크놀로지들이 성장할 수 있는 아주 큰 잠재력이 보유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최 회장은 전날 백악관에서 22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내놓았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역사적인 일”이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