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연준 자이언트스텝에 '한-미 금리역전' 현실화…자본 썰물 시작되나

이전 금리역전시기보다 기간 길어질수도

원달러 환율 5.27원 오른 1313.32원 '약세'

제롬 파월 연준의장.제롬 파월 연준의장.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27일(현지 시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 금리는 2.25%~2.50%가 되면서 2.25%인 우리나라 기준 금리와 역전됐다. 자본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속성이 있는 만큼 자본 유출이나 환율 추가 상승 등 국내 경제의 영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준은 이날 FOMC 이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6월 정례 회의 이후 위원들이 경제 활동의 다소 둔화되는 점을 인지했다고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은 "최근 소비와 생산 지표를 보면 완화세를 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증가는 최근 몇달간 여전히 튼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를 제외하고 성명서의 대다수 내용은 6월 회의 때 발표 내용과 대동소이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2%대로 낮추겠다는 의지 등이 성명서에 담겼다.



다만 이번 공식 성명에는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폐쇄에 따른 공급망 차질을 언급한 부분이 제외 됐다. 또 전월에는 한명의 위원이 0.5%포인트 인상을 지지했다는 내용을 담은 것과 달리 이번에는 12명의 위원이 투표했다는 사실만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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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상으로 연준은 2회 연속 0.75%포인트의 자이언트스텝을 밟게 됐다. 0.75%포인트는 1994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큰폭의 금리 인상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지게 됐다. 한미 금리 역전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만이다.

시장이 당장 우려하는 부분은 자본 유출이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금리가 더 높고 안정적인 미국 시장이 더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한미 금리가 역전됐던 시기 오히려 주식과 채권 시장에 자본이 순유입됐다는 점 △이번 금리 역전이 사실상 수 개월 전부터 예고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중 한국만큼 안정적이고 금리가 괜찮은 시장이 많지 않다"며 "금리 역전이 외국인 자금 유입을 줄이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단순히 금리 역전만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의미하게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에는 금리 역전 기간이 길어 질 수 있어 상황이 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금리 역전 폭이 가장 크고 기간이 길었던 시기는 2000년 5월~10월로, 당시 1.5%포인트 차이가 6개월 지속됐다. 연준은 지난 6월 회의에서 연말까지 목표 금리 중간값이 3.4%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연준의 행보를 참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데이터는 6월 회의록"이라며 "당시 위원들이 연말 도달할 금리의 중간값으로 4.25~3.5%, 2023년은 여기서 0.5% 더 높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추후 금리 인상폭을 인하할 가능성이 나오지만 현 시점에서는 내년 까지 금리 역전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환율 역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금리 상승은 통상 통화량을 줄여 통화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달러 대비 원화 약세 기조도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1308.05원)보다 5.27원 오른(원화 약세) 1313.32원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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