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이른바 미국 중심의 반도체 동맹인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동맹’에 우리나라가 가입하는 것에 대해 “어느 국가가 추진하는 협의체든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칩4 동맹에 대해) 정확한 내용이 안 나와 있다는 것은 협력을 강화하자는 원칙적인 얘기”라며 “우리의 필요성에 따라 룰을 만들 수 있는 긍정적 차원을 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칩4 동맹 가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한 총리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칩4 동맹 가입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차원의 것을 많이 보는 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답했다.
한 총리는 칩4 동맹에 대해 “결국 4개국 간 협력을 강화해 보자는 것”이라며 칩4 동맹이 특정국을 배제하기 위한 다자 협의체로 평가받는 데 대해서는 “그건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런 기구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던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도 지금까지 한 것은 결국 백신 같은 조치밖에 없다”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같은 것도 처음에는 어느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 국가(중국)가 지금 들어가겠다고 원서를 내놓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필요한 경제 동맹은 국가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나타냈다. 한 총리는 “대한민국이 현재와 같은 10위의 경제 대국이고 첨단산업에서 아주 대단한 실력을 갖춘 국가라면 그 어떤 국제적인 협정과 조직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원칙을 가지고 다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느 국가가 추진하든 그것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협의체에도 들어가야 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한민국은 들어갈 수 있다”고 확답했다.
한편 한 총리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제공하고 있는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와 관련해 “9월이면 어떤 형태로든 간에 전면적인 동결보다는 뭔가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 같다”며 “(금리가 오르면) 그런 분들이 상당히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자 감세’로 평가되는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는 “금리 인상 때문에 경제가 너무 충격을 받아서 재생 가능하지 못하면 절대로 안 된다”면서 “그런 효과를 내기 위해 감세 조치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당장 급락할 것 같지는 않다”며 “우리 금융 시스템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화될 필요가 있다”면서 “계속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급락 시) 지속적으로 조치를 해나간다는 방침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