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정신분석, 해방의 힘인가 억압의 원천인가

■프로이트와 20세기

엘리 자레츠키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오늘날 사이비 과학으로 취급 받으며 심리학의 상담 분야나 문화예술 분야에서만 명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899년 ‘꿈의 해석’이 발표된 이후 정치, 사회, 예술 분야에 미친 영향력은 막강했다. 정신분석은 인간 해방의 강력한 힘으로 인식되며 1920년대 모더니즘, 1940~50년대 복지국가, 1960년대 급진적 대변혁, 1970년대의 페미니즘 및 게이 해방운동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동시에 역설적이게도 반정치, 반페미니즘, 동성애 혐오 등 편견의 원천이 됐다.

관련기사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뉴욕 뉴스쿨대 교수인 저자는 이러한 정신분석의 양가적 궤적을 추적한다. 정신분석의 출현을 2차 산업혁명의 맥락에서 설명한 뒤 정신분석의 황금시대로 불리는 고전적 시대를 지나 1960년대에 시작된 몰락을 다룬다. 이어 1970년대 대량 생산에 기반을 둔 3차 산업혁명으로 개인적 삶에 대한 이해 방식이 또 한번 바뀌면서 정신분석은 정체성 정치, 문화비평 등으로 스며들어간다. 저자는 수많은 굴곡을 겪어온 정신분석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면서도 우리 삶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던 정신분석의 유산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3만5000원.


최형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