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3조 사들인 외국인, 삼성전자·LG엔솔 몰렸다

7월 올 최대 순매수액 기록

삼전 5461억·엔솔 4679억 등

반도체·배터리 중심으로 베팅

개인은 증시 반등에 매도 나서

현대차·LG화학 등 대형株 처분


올해 상반기 코스피에서만 16조 원을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가들이 이달 들어 다시 매수 버튼을 누르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대장주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 등 2차전지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 행렬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 안정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3215억 원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월간 순매수액이다. 외국인은 상반기 코스피에서 16조 1768억 원어치를 내다팔며 지수 하락을 이끌가다가 2조 원대 순매수로 복귀를 알렸다. 외국인들이 4주 연속 순매수하면서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5.10% 상승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상반기 삼성전자를 9조 230억 원어치 내다팔았지만 이달 들어 5461억 원 규모를 쓸어담았다.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2675억 원 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랐다.

관련기사



외국인 투자가들은 내년 메모리 업황 반등 기대감에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가 증가하며 감익이 불가피하지만 내년에는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통상 외국계 자금 중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자금들은 반도체 주가의 저점보다 1~2개 분기 전에 매수를 개시하곤 했다"며 "이 관점에서는 4분기가 저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대장주들의 상반기 낙폭이 과대하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세도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7.20%, 30.53% 하락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6월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며 낙폭 컸던 종목들에 대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2차전지 주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각각 4679억 원, 1579억 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 역시 2차전지 주에 대해서는 곧 재도약을 시작하리라는 관측이 높다. 윤혁진 SK증권(001510)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3분기부터 판가 상승에 따른 이익이 증가하고 글로벌 OEM들의 차량 생산이 정상화될 4분기에는 매출도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도 외국인은 이익 개선 추세가 뚜렷한 현대차(005380)를 1785억 원 사들였다.

금융투자업계는 돌아온 외국인의 매수세가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 수출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는만큼 당분간 ‘대형주의 시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외국인들에게 외면받았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회복될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며 “업종으로는 IT가전, 화장품·의류·완구, 반도체, 자동차, 호텔·레저가 유리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수가 계속 될 것으로 확신하기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이 좀 더 안정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29일 원·달러 환율은 1299원 10전으로 거래를 마치며 1300원 이하로 내려왔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고 환율변동성이 축소된다면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며 “시장의 큰손인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집중되는 섹터와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며 차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7월 개인 투자자들은 LG에너지솔루션(-3356억 원), 현대차(-2172억), 셀트리온(068270)(-2082억 원), 현대모비스(012330)(-1785억 원), LG화학(051910)(-1621억 원) 등 대형주를 내다팔았다. 그리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1689억 원)와 후성(093370)(713억 원), OCI(010060)(653억 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596억 원) 등 성장주 및 하나금융지주(086790)(828억 원)를 사들였다.


김성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