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의 층간소음 복합연구 시설인 ‘래미안 고요安LAB(고요안랩)’은 어떠한 환경에서 측정해도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하는 기술과 공법 개발과 실증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100억원을 투입한 이곳은 기술력 향상 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춰 마련됐습니다.”
31일 찾은 경기도 용인 기흥구의 래미안고요안랩은 건물 벽면에 따로 연구소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다면 신축 아파트 단지로 오인할 정도로 실제 아파트 단지와 흡사했다. 단지 외관만 같은 것은 아니었다. 입주민이 생활하며 발생하는 층간소음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만든 내부의 소음측정 실험동도 일반 가정집과 다를 것이 없었다.
“쿵, 쿵, 쿵.” 이곳에서 연구소 직원들은 실험동에서 반복적으로 일상생활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소리를 인위적으로 내고 어떤 구조에서 층간소음이 심해지는지, 또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은 어떤 것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수차례 반복하고 있었다. 특히 실험동은 모든 세대(총 10세대)가 소음이 가장 잘 퍼지는 것으로 알려진 전용면적 59㎡로 만들어졌으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벽식·기둥식·혼합식·라멘식 등 4개 주택 구조는 물론 층마다 다른 바닥 슬래브를 적용해 실제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연구소 체험존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등급에 따라 확인하는 기회도 있었다. 한 층 위에서 경량충격원 평가 기준인 태핑머신(5개 해머가 40㎜ 높이에서 반복적으로 충돌) 작동하거나 중량충격원 기준인 임팩트볼(2.5kg 고무공)을 떨어뜨리면 이를 밑의 층에 있는 취재진이 영상으로 확인하고 소음이 어느 정도인지 듣는 방식이었다. 체험존에서 설정한 층간소음 기준은 경량기준 2등급(44~48dB), 중량기준 4등급(48~50dB)으로 제법 높았지만, 아래 층에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미세한 충격만 느껴졌다. 그러나 태핑머신과 임팩트볼이 바닥을 때리고 있는 위층에 올라가 보니 귀가 아플 정도로 강력한 소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콘크리트나 충격 완충재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층간소음을 최소화한 결과를 직접 눈과 귀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또한 래미안고요안랩 기술존에서는 실제 아파트 시공시 바닥 재료로 활용되는 콘크리트, 바닥충격 완충재, 중량 몰탈 등을 직접 보고 만져보면서 재료와 조합에 따른 차이도 경험할 수 있었다.
래미안 고요안랩은 지난 5월 삼성이 업계 최초로 만든 층간소음 복합 연구시설이다. 연면적 2380㎡에 지하1층~지상4층 규모로 조성된 이곳은 층간소음의 원인을 분석하고 재료나 구조, 신공법을 통한 기술 개발 연구를 추진한다. 또 실제 주택처럼 지어진 실험동을 활용해 성능을 검증하고 완공된 개별 단지에 최적화 하는 일도 담당한다. 이승식 삼성물산 층간소음연구소 부소장은 “자동차 표준연비와 실제 연비가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듯이 단순히 기존 실험실과 실제 아파트 간 소음 차이도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최대한 실제 주택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래미안고요안랩에서는 이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4일부터 공동주택사업자가 사용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준공된 아파트 전체 세대의 2~5%를 무작위로 추출해 바닥 충격음 차단성능을 평가받는 ‘층간소음 사후확인제’가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