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외식 수요 증가와 온라인 장보기 확대 추세의 영향으로 기업형 슈퍼마켓(SSM) 업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장기간 점포 수 기준 업계 1위였던 롯데슈퍼가 생존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롯데슈퍼의 슬림화 전략의 성공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2020년 말 447개였던 점포 수를 2021년 말 400개로 줄인 데 이어 지난 달 말엔 378개까지 줄였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SSM 사업 초기에는 점포 수를 늘리는 외형 성장의 기조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사업 구조나 이익을 개선하는 전략으로 방향이 바뀌었다”며 급격한 점포 축소의 배경을 이 같이 밝혔다. 기존 점포의 리뉴얼과 내부 시스템 개선을 동시에 진행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전략을 우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슈퍼에 따르면 현재 리뉴얼 중인 점포는 방학점·철산점·용인남사점·용인동천점·서초3동점 등으로, 이달 중 약 6곳을 추가 리뉴얼할 예정이다.
다만 롯데슈퍼의 경우 경쟁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힘을 빼고 있어 이 같은 내실 다지기 전략이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슈퍼는 지난달에만 덕진점, 송천점, 잠원점, 프리미엄잠실점 등의 1시간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주문량 대비 배송 차량 운영비나 인건비 등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획된 구조조정이라고 하더라도 폐점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기간 GS더프레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타 업체들은 점포 수를 소폭 늘리거나 유지하고 있다. 점포 수 2위인 GS리테일의 GS더프레시는 2020년 말 320개 점에서 현재 358개 점을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335개 점에서 329개 점으로 비슷한 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2020년 말 238개 점에서 이달 기준 255개 점으로 점포 수를 소폭 늘렸다. 퀵커머스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이날 온라인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의 배송비 정책을 대폭 개선하며, 3만 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누구나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모바일 앱에서 ‘스피드e장보기’를 운영하면서 점포 2㎞ 이내 소비자에게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