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가 가수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장 무대 철거 작업을 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숨진 사건을 두고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싸이 같은 'K-가수'들은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칠 수 있지만, 국내에서 그 공연의 물질적 인프라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그냥 과거처럼 목숨을 내놓고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 안전사고로 유명을 달리해도 책임자 처벌 등등은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공정의 '공'자도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불의와 격차의 사회이며, 그 격차는 심화만 돼 간다"고 평가했다.
경찰과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무대 철골 구조물 철거 작업을 하던 몽골 국적의 27세 남성 노동자가 15미터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전날 싸이의 '흠뻑쇼' 공연이 열린 장소라는 점을 고려해 사망자가 작업 도중 미끄러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네이션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고인은 몽골 국적의 20대 남성으로, 무대 구조물을 제작하는 외주업체에 고용된 분이었다"며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또한 유족분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시는 스태프의 노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사고가 더욱 비통할 따름"이라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 또한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 및 재발 방지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