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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배당주와 연금, 찰떡궁합

김지영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배당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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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논의 끝에 국내에도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됐다. 어느새 필자의 총 직장생활 경력도 20여년이 넘어가면서 은퇴 준비가 더 이상 남의 얘기처럼 들리지 않게 됐다. 은퇴 준비 자산 중 하나인 퇴직연금 수익률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필자의 퇴직연금 펀드는 여전히 누적으로 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퇴직연금 위험자산 투자 한도인 70%까지 배당주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한 결과다.

퇴직연금은 너무나 중요한 자금이기에 분산투자·장기투자라는 투자의 절대 원칙을 꼭 지킬 것을 추천한다. 다들 마켓타이밍에 대한 환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환상은 환상일 뿐, 실제로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공포가 극에 달했던 2020년 3월 저점을 찍은 것이나 낙관론이 우세했던 작년 6월 고점을 기록했었다는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해 준다. 또한 워런 버핏의 경우에도 장기 수익률은 높지만 단기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던 경우도 많았던 점을 보면 투자 대가의 비결은 종목 선정과 장기 투자였던 것이다.



분산투자 역시 중요한 원칙이다. 고점에 100% 투자해서 50% 하락한 경우, 하락 시점에서 100%가 상승해야 원금에 도달한다. 이러한 위험은 언제나 시장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투자 시점을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매년 100만 원씩 연중 최저점에 투자하는 족집게와 매년 100만 원씩 연중 최고점에 투자하는 머피가 1984년부터 25년간 투자했을 경우 모두 (+)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둘 사이의 수익률 차이도 크지 않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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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생각해 볼 투자 전략은 꾸준한 배당을 받아서 저평가된 주식에 재투자하는 것이다. 배당주는 주가가 높을 때나 낮을 때나 배당을 지급한다. 그렇게 마련한 현금으로 저평가된 배당주를 계속 사 모아 보유주식 수를 꾸준히 늘려간다면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자본 차익까지도 얻을 수 있다.

퇴직연금의 관점에서 배당펀드는 소위 말하는 ‘볼매(볼수록 매력있는)’ 펀드라 할 수 있다. 어차피 퇴직연금은 바로 찾을 수도 없고 한 번에 목돈을 납입하는 것도 아닌, 월 또는 분기 단위로 적립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원칙 있는 배당주 투자는 수수료 비용을 제하고도 인덱스형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을 시현했음을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배당주 투자란 현금흐름 창출을 바탕으로 배당을 꾸준히 줄 수 있는 기업, 이익 성장에 맞춰 배당도 동반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현재 시장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뿐 아니라, 향후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배당주 투자의 한 방법이다. 결국 중장기 기업가치 대비 현재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시장을 이기는 비결은 먼 데 있지 않다. 고배당 펀드 중에서 이런 요소들을 잘 갖춘 펀드를 찾아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중 일부로 꼭 가져가자. 높은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열거한 투자 원칙을 잘 지켜 나간다면 먼 훗날 든든한 노후자금을 찾게 될 날을 맞게 될 것이다.

성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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