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로 1998년 11월(6.8%)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 한국은행이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당분간 6%대 물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일 한은은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에 이어 6%대를 나타냈는데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물가 상승 속도는 상반기에 비해 다소 완만해졌으나 높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은은 7월 물가는 외식 및 가공식품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고 채소를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8.4%로 1992년 10월(8.8%),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8.2%로 2011년 12월(8.6%) 이후 최고 수준이다. 채소가격도 봄철 가격에 이어 최근 장마·폭염 등 영향으로 작황이 나빠지며 상추, 배추, 무, 양파 등 가격이 평년 대비 큰 폭 올랐다.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고유가 지속,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 증대 등 영향으로 당분간 6%를 넘을 것으로 봤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도 최근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방 리스크가 부각됐으나 공급 측면에서 상방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제유가는 동절기가 다가올수록 러시아와 유럽 간 갈등 고조에 따른 에너지 급등 가능성이 잠재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총재보는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태풍·폭염 등 여름철 기상여건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