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땀 나는 한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통가는 한겨울 아이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리미엄 패딩을 비롯해 인기 상품의 경우 정작 겨울시즌에 제품을 손에 넣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고물가에 ‘역시즌 판매’를 노린 알뜰 구매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일 신세계(004170)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달부터 시작한 프리미엄 패딩 팝업스토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가 넘는 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해 프리미엄 패딩 매출 신장률인 20%대를 뛰어넘는 수치다. 한정된 재고로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구하기 어려워지는 프리미엄 패딩의 특성상 일찌감치 상품 구매에 나서는 소비자가 몰린 것이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달 15일 하남점을 시작으로 주요 점포에서 평년보다 한 달 빨리 프리미엄 패딩 팝업매장을 소개하며 수요 선점에 나섰다. 8월과 9월에는 전 점포에서 인기 브랜드의 패딩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069960)도 7월 프리미엄 패딩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7%나 뛰자 8월 한 달간 ‘미리 준비하는 겨울’이라는 테마로 겨울 패션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준비했다.
고물가 부담도 ‘때 이른 겨울용품 수요’를 키우고 있다. 원부자잿값이 크게 뛰어 올 겨울 패딩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계절에 앞서 저렴하게 옷을 장만하려는 ‘얼리버드 고객’이 더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매년 역시즌 세일을 진행해온 업계에서는 세일 기간과 품목 수를 예년보다 대폭 늘리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W컨셉은 오는 14일까지 2주간 역시즌 할인 행사인 ‘얼리버드 세일’을 진행한다. 지난 해 세일 기간은 5일이었다. 총 200여 개 브랜드와 1만2500여종의 상품을 최대 80% 할인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겨울 의류 외에도 귀걸이, 목걸이, 부츠 등 관련 패션 아이템도 함께 선보인다. 앞서 롯데온은 6월부터 ‘돌아온 역시즌’을 테마로 패딩, 코트를 비롯한 겨울의류를 선보였고, 이달에는 신발과 가방 등 잡화를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행사 시기를 2주 이상 앞당겨 공격적인 판매에 나선 결과 ‘니트·스웨터’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점퍼·패딩·야상’ 매출은 50% 넘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황형서 롯데온 백화점마케팅팀장은 “올해는 치솟는 물가와 환율 등의 요인으로 합리적인 소비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겨울 패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역시즌 마케팅도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