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앞서 성남시 공무원을 소환 조사하는 등 인사로 조직을 재정비한 검찰이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로비 의혹 재수사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이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이 전 대표를 소환 조사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검찰은 이 전 대표를 상대로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당선 이후 대장동 개발이 민관 합동 개발로 바뀐 경위와 남 변호사 등이 담당했던 역할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부동산 개발 업체 씨세븐을 통해 2008년 대장동 개발 사업 논의 초기부터 참여한 인물로 꼽힌다. 이른바 ‘대장동 4인방’으로 불리는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과 2009년 작업을 진행해 민영 개발의 기초를 다졌다. 하지만 이재명 시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당선 뒤인 2011년 3월 대장동 일대를 공영 개발하기로 하고 해당 부지가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자 같은 해 7월 씨세븐을 비롯한 사업 참여 업체 지분·경영권을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에게 넘기고 사업에서 빠졌다.
검찰이 성남시 직원에 이어 이 전 대표까지 연이어 조사하자 법조계 안팎에서는 사정 당국의 칼날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8~29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성남시 도시주택국 조시계획과 소속 직원이 2015년 당시 민간 사업자 선정을 담당한 인물인 데다 이 전 대표가 이재명 시장 당선 이후 그와 가까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실세’로 떠오르면서 본인이 사업에서 배제됐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최근 대장동 원주민이던 유계 이 씨 종중 측으로부터 유 전 본부장 등이 이재명 시장을 거론하며 원주민을 설득한 육성 녹음 파일을 대거 확보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인사로 수사팀을 재편한 검찰이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재차 들여다보면서 사업 과정에서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는지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앞선 수사가 이른바 윗선으로 향하지 못하고 멈췄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이 부분에 재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