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물집 잡혀 괴로운 표피박리증, 유전자가위로 해법 찾는다

연세대·서울대 연구팀, 최신 유전자가위 기술로 전임상 시험 시행

국내서 가장 흔한 변이 2종 유전자교정 성공…근본치료 가능성 확인

(왼쪽부터) 이상은 연세의대 교수·배상수 서울의대 교수. 사진 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왼쪽부터) 이상은 연세의대 교수·배상수 서울의대 교수. 사진 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국내 의료진이 대표적인 중증 난치성 유전 피부질환인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 전임상에서 최신 유전자가위 기술로 유전자교정에 성공하면서 근본적 치료방법 개발에 가까워졌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상은 피부과 교수팀이 배상수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RDEB)에서 염기교정(base editing)과 프라임교정(prime editing) 기술을 활용한 체외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3일 밝혔다.



RDEB는 전신 피부 및 점막의 수포와 상처, 심한 통증과 가려움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중증 난치성 유전 피부질환이다. 피부의 표피와 진피를 연결하는 고정원 섬유의 주요 구성성분인 '7형 콜라겐'의 유전적 결함으로 발생한다. RDEB 환자들은 상처의 이차 감염과 만성 상처 부위에서 발생하는 피부편평세포암, 관절 구축과 손발가락 붙음증(합지증), 식도 협착으로 인한 연하곤란, 만성 빈혈 및 내부 장기 부전 등의 증세로 평생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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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대증적 치료에만 의존해 왔으나 최근 몇년새 재조합 7형 콜라겐 주입 치료, 약물치료, 세포유전자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환자의 변이 유전자를 체외에서 교정하고 다시 넣어주는 '체외 유전자교정 자가 세포치료'를 통해 RDEB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수포성 표피박리증 체외 유전자 교정 치료 모식도. 사진 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수포성 표피박리증 체외 유전자 교정 치료 모식도. 사진 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RDEB 환자로부터 채취한 피부 섬유아세포에서 최신 유전자가위 기술인 아데닌 염기교정과 프라임교정 방법을 이용해 7형 콜라겐을 발현하는 COL7A1 유전자 돌연변이 중 우리나라 환자에서 가장 흔한 2가지 변이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유전자 변이가 교정된 환자의 섬유아세포를 면역결핍 마우스의 진피 내에 주입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만든 인공피부를 면역결핍 마우스에 이식했을 때, 사람의 7형 콜라겐이 표피-진피 경계부에 RDEB 환자의 피부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침착함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치료 부위에서 고정원 섬유의 생성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은 교수는 이번 전임상 연구 결과가 RDEB 환자 대상의 임상연구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기존 유전자가위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이며 안전한 유전자 교정 자가 세포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증 RDEB 환자에게 획기적인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를 위한 다학제 치료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배상수 교수는 “아데닌 염기교정 방법과 프라임교정 방법으로 우리나라 RDEB 환자의 유전자 변이 중 각각 42.5%, 97.5% 가량 교정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된다"며 "치료법 개발로 이어진다면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이 제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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