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동북아 격랑, 국방력·가치동맹 강화가 생존의 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동북아시아가 격랑에 휩싸였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2일 밤 대만 땅을 밟자마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권과 법치를 무시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3일 담화에서 미국을 겨냥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의 파렴치한 내정간섭 행위”라며 중국 편을 들었다.



홍콩 명보는 “미국과 중국이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대만해협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국 군용기들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고 인민해방군은 4일부터 7일까지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의 군사훈련과 실탄사격 계획을 예고했다. 이에 일본은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 대상 해역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포함돼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미 해군은 대만 인근에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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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은 각각 시 주석의 3연임을 위한 당대회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강대강(强對强) 기싸움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냉전 시대 쿠바 사태와 유사한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중 갈등 격화와 블록화의 와중에 한국이 자칫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원칙과 실용을 조화시켜 정교한 외교 전략을 펴면서 결기를 보일 수 있어야 한다. 구한말 국권 상실과 6·25 동족 상잔과 같은 아픔을 다시 겪지 않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려면 국방력을 더 키우고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 동맹을 튼튼히 해 확장 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강군을 키우고 미사일·핵추진잠수함 등 막강한 군사력을 갖춰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의 생존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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