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마약 하고 경찰 죽였는데도 무죄…'이 재벌' 손자였다

태국 검·경, 대놓고 봐주기…"공소시효 만료됐다"

10년 전 뺑소니 사망사고 과실치사 혐의만 남아

레드불 창업주 손자 오라윳, 해외도주 행방 묘연

지난 2017년 해외 도피 중이던 오라윳 유위티야(37)가 런던에서 포착됐다. AP 연합뉴스지난 2017년 해외 도피 중이던 오라윳 유위티야(37)가 런던에서 포착됐다. AP 연합뉴스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도 불기소 처분을 받은 태국의 한 재벌가 손자가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피하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검찰총장실 측은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37)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전날 밝혔다.



지난 1979년 제정된 마약법에 따르면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내달 3일 만료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새로운 마약법이 발효되면서 징역 1년에 공소시효 5년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기각됐고, 부주의한 운전으로 인한 과실치사 혐의만 남았다. 최대 징역 10년을 받을 수 있고, 공소시효는 2027년 9월 3일로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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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윳은 27세였던 지난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을 한 뒤 고급 외제차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도주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오라윳 측은 사고 후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으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여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는 등 봐주기로 일관했다. 검찰도 지난 2020년 사건 발생 8년 만에 불기소 처분을 내리며 오라윳 감싸기에 나섰다.

이에 태국 국민들 사이에서 '유전무죄' 논란이 일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반정부 집회까지 이어지자 결국 진상조사위는 재조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인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이 나왔고, 이들은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와 함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뒤늦게 추가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오라윳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 처분 후 해외로 도주해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고, 검찰은 경찰이 체포해 데려오기 전에는 마약 복용 혐의에 대해 기소할 수 없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유위티야 일가는 태국 내 두 번째 부호로 꼽히며 617억 바트(약 23조4000억 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후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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