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고수익 좇아… 유럽파 개미 '3배 레버리지' 추앙

7월 유럽주식 509만弗 사들여

'테슬라 쇼트 3배 ETF' 순매수 톱

2위엔 '테슬라 3배 레버리지' 등

고위험·고수익 상품 위주 투자

수익률 -65% VS 85% '극과극'

"불확실성 여전…신중해야" 지적





지난달 미국 주식을 3년 만에 처음으로 순매도한 서학개미가 유럽 주식은 꾸준히 사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긴축과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5배 레버리지 투자까지 가능한 유럽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하반기에도 증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유럽 주식 순매수액은 509만 달러(약 66억 원)였다. 서학개미들은 4월 유럽 주식을 1391만 달러 순매도한 후 5월과 6월 각각 6295만 달러, 1971만 달러어치 사들이며 꾸준히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7월 순매수액의 절대 규모는 줄었지만 같은 기간 미국 주식이 순매수보다 순매도(-368만 달러) 우위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선방했다는 평이다.



유럽 주식을 사들인 서학개미는 고위험·고수익을 좇는 불개미들로 판단된다. 유럽은 글로벌 증시 중 투자 상품의 자율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영국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여파로 글로벌 증시에서 존재감이 약해진 2021년 3월부터 상장 제도 개선 등 규제 완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왔다.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일간 변동성의 5배를 추종하는 ‘아찔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영국 런던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거래 대금이 가장 크고 자율성이 강조되는 미국 증시도 특정 지수나 섹터군을 기초로 한 상품만 3배까지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테슬라 등 단일 종목의 레버리지 상품도 지난달에서야 겨우 출시됐다.

실제 유럽파 서학개미들이 사랑한 종목도 3배 레버리지 등 고위험 상품이었다. 미래에셋·삼성·NH투자증권 등 3대 증권사를 통한 유럽 주식 거래 내역을 보면 순매수액 1위는 ‘테슬라 쇼트 3배 (GRANITESHARES 3X SHORT TESLA DLY ETP·3STS) ETF’다. 개인투자자는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 하락률의 3배를 추종하는 이 ETF를 31억 5604만 원 담았다. 2위는 반대로 테슬라 주가가 오를 때 3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테슬라 3배 레버리지(GRANITESHARES 3X LNG TESLA DLY ETP) ETF’로 16억 3205만 원이 유입됐다. 매수 3위 역시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수익률 3배를 목표로 한 ‘알리바바 3배 레버리지(Leverage shares 3x Alibaba ETP) ETF’로 7억 3206만 원이 몰렸다. 4위와 5위는 유럽 최대 반도체 생산 업체인 에스티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와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LHA)로 순매수액은 각각 5억 7300만 원, 4억 원이었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만큼 수익률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특히 테슬라 주가가 7월 30% 넘게 급등하면서 3배 인버스 ETF 주가는 -65.53%로 곤두박질쳤다. 반면 3배 레버리지 ETF를 선택한 투자자의 수익률은 85.88%에 달해 극단적인 대조를 이뤘다. 알리바바 3배 레버리지ETF의 주가도 50.94% 급락해 반 토막 났다.

자산운용사에서 글로벌 주식을 담당하는 한 운용역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해당 종목이나 지수에 대한 확신이 있는 경우에도 단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대세 상승장이 아닌 현재 같은 약세장에서는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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