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6시에 기상했다고 돈까지 준다"…요즘 '핫'하다는 이것 [인생취재]

목표 달성 인증 통해 성취욕↑ 장점

"작심삼일 끝났다…앱 매력있네" 공통 반응

"공유·인증 욕구 커진 탓, 인기 지속“

인증이 완료된 ‘목표 공유 앱’의 화면(순서대로 챌린저스, 밀리그램, 런데이). 앱 캡처인증이 완료된 ‘목표 공유 앱’의 화면(순서대로 챌린저스, 밀리그램, 런데이). 앱 캡처





'인생취재'는'인'턴 기자들이 발로 뛰어 작성한 ‘생’생한 취재 기사입니다.


최근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목표 공유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작심삼일’을 막아줄 뿐 아니라 타인과의 적극적인 소통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인턴기자들이 지난달 25일부터 약 닷새간 직접 목표 공유 앱을 체험해봤다.

◇환불 받으려면 강제 기상?…‘챌린저스’로 미라클 모닝 해보니

챌린저스는 자기 관리 앱이다. 참가비를 내고 챌린지에 도전해 목표 달성률에 따라 환급받는 방식이다. 목표 달성률 85% 이상은 전액 환불을, 목표를 다 이룬 경우에는 추가 상금까지 준다.

앱 내 인기 챌린지는 ‘미라클 모닝(아침 일찍 일어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참가금 5000원을 내고 약 6142명과 함께 미라클모닝에 도전했다. 오전 6시30분을 목표 시간으로 정했다.

도전 1일차, 실패는 안 된다는 생각에 잠을 설쳐 6시10분에 기상했다. 화장실로 달려가 세수를 한 뒤 인증을 마쳤는데, 이미 일어나 일과를 시작한 수많은 참가자들의 인증 사진을 본 후 묘한 승부욕이 생겼다.

인턴기자가 인증한 미라클 모닝 사진(왼쪽)과 약 6142명의 참가자가 인증한 모습. 김후인 인턴기자인턴기자가 인증한 미라클 모닝 사진(왼쪽)과 약 6142명의 참가자가 인증한 모습. 김후인 인턴기자


도전 초기에는 늦지 않게 일어나 스트레칭, 독서 등을 한 후 나름 여유롭게 출근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위기의 4일차. 6시 알람은 듣지도 못했고 10분 뒤 다시 울린 알람마저 끄고 자버렸다. 결국 6시 20분이 돼 겨우 기상했다. 인증 현황을 보니 역시 수많은 사진이 올라와 있었고 자괴감마저 들었다.

마지막 날엔 6시에 일어나는데 성공해 차를 마시고 독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른 참가자들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챌린지 성공을 공유하니 친구들이 “이게 ‘갓생(god+인생, 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이다”라는 댓글을 달아줘 뿌듯함을 느꼈다.

◇식단 공유 앱 ‘밀리그램’으로 고기와 잠시 멀어지니

밀리그램은 사진 기반 기록 앱으로, 주로 운동, 다이어트를 원하는 이들이 사용한다.

인턴기자는 밀리그램으로 ‘비건(채식주의자)’에 도전했다. 지인들과 그룹을 만들어 비건 식단을 공유하기로 했다.

도전 첫날 집에 먹을 수 있는 건 두부, 김, 밥 뿐이었다. 조촐한 식단을 본 그룹원은 충격을 받았는지 “고생이 많다”고 그룹 톡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2일차부터는 야채 볶음 반찬, 나물 반찬, 버섯 미역국 등 메뉴를 다양화했다.

인턴기자가 비건에 도전한 첫날부터 3일차, 5일차 식단 모습. 김형민 인턴기자인턴기자가 비건에 도전한 첫날부터 3일차, 5일차 식단 모습. 김형민 인턴기자


무사히 비건식을 유지했지만 맵고 짠 음식, 특히 김치 생각이 계속 났다. 그룹원과 대화하던 중 비건 김치, 라면 등 간편식이 있음을 알게 돼 바로 구매했다.

체험 이후에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맛있었다. 그룹원들과 함께 이 내용을 공유했고 “나도 구매하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공유와 인증에 힘입어 비건족 챌린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잘하고 있어요” 박수 짝짝짝…‘런데이’로 퇴근 후 조깅해보니

달리기 프로그램에 단계적으로 도전하고 나만의 운동 일지를 남길 수 있는 앱인 ‘런데이’는 친구를 등록해두고 운동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런데이를 활용해 매일 저녁 퇴근 후 약 2~3km 조깅에 도전해봤다.

도전 초기, 순식간에 숨이 차고 갈비뼈가 당기는 것을 느낀 후 운동 부족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걷기도 힘들었으나 "운동 후 좀 더 멋진 본인의 모습을 상상해보라”는 코치의 음성에 이를 악물고 달렸다.

인턴기자가 남긴 달리기 인증 사진(왼쪽)과 도전 첫날 기록. 마주영 인턴기자인턴기자가 남긴 달리기 인증 사진(왼쪽)과 도전 첫날 기록. 마주영 인턴기자


런닝 후 친구들이 내 기록에 누른 ‘좋아요’를 확인할 수 있어 도전을 멈출 수도 없었다.

3일차가 되니 다리 사정은 조금 나아졌는데 퇴근 후 저녁 약속이 있었다. 달린 기록이 없자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결국 목표 달성을 위해 장충동에서 충무로까지 30분을 걸었다.

열대야가 찾아온 4~5일차엔 에어컨 아래서 수십 번 고민했다.

친구들이 운동 중이라는 알람이 뜨는 것을 보고 울며 겨자 먹기로 공원으로 향했다. 이때 친구에게서 ‘응원 알람’이 왔다. 박수소리와 함께 들리는 “ㅇㅇ님이 응원을 보냈습니다”는 짧은 기계음이 격려로 느껴졌다. 성취감에 도취돼 도전을 마친 토요일 오후에도 친구들과 함께 달렸다.

도전을 마친 인턴기자들의 공통적인 후기는 “왜 앱을 쓰는지 알겠다"였다. 평소라면 진작 포기했어야 하지만, 목표 공유와 인증이 특징인 앱이 도전을 멈추지 않게 했다고 입을 모았다.

입소문은 금방 퍼지는 법. 이미 런데이는 누적 다운로드 수 약 195만3000건을 돌파한 상황이다. 7월 기준 누적 챌린저스의 회원 수도 130만 명(챌린지 수 556만 건, 거래액 2742억 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타인과 좋은 경험을 함께 하기 위해 공유와 인증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목표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짚었다.

런데이 담당자는 “이용자들이 화려한 인증 사진보다는 매일 같은 코스, 러닝복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타인과 좋은 경험과 시간을 나누려는 공유 욕구와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나를 위한 활동을 기록하고자 하는 인증 욕구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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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저들이 직접 러닝을 해보고 나의 노력과 성장을 주변에 알리며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당분간 유입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윤진현 인턴기자·김후인 인턴기자·김형민 인턴기자·마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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