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안현덕기자의 LawStory]차·부장 女 비중 급증 …‘尹 여성’ 강조에 ‘유리천장’ 깨지나

중간간부 5명 중 1명 여성…여성 검사 비중도 40%

9급 수사관 합격자는 70%…검사장 등은 6% 불과

여성 참여·승진 늘고는 있으나 윗선은 여전히 남성몫

檢 수장에 여성 후보군…최초 타이틀 가능할지 주목





검찰 중간간부로 꼽히는 차·부장검사 5명 가운데 한 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급 공채 수사관 합격자 중 여성 바율도 70%에 달하며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성 지원·승진이 늘면서 검사·수사관 등 인력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고검장·검사장 등 최고 윗선은 90% 이상이 남성 차지라 여전히 ‘유리천장’이 완전히 깨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여성 기용’ 기조를 꾸준히 강조한다고 하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7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차·부장검사 765명 가운데 157명(20.52%)이 여성으로 확인됐다. 최근 10년 내 고검 검사급 중간간부 수에서 여성 비중이 20%를 넘어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해도 정반대 모습이다. 당시만 해도 중간간부 465명 가운데 여성은 단 12명(2.58%)에 불과했다. 이후 2018년 전체에서 10%를 넘어서고, 4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참석자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앞에서 검사 선서를 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참석자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앞에서 검사 선서를 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평검사 비중도 40%에 육박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평검사 수는 1385명으로 이 중 여성은 551명(39.78%)에 달했다. 2012년 전체 평검사 가운데 32.61%(440명)이었던 여성 검사 수는 2018년 이후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9급 공채 수사관 합격자 수 가운데서도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합격자 수는 313명으로 이 가운데 226명(72.2%)가 여성이다. 7급 공채 수사관 합격자도 지난 2012년(18%)과 2016년(20명)을 제외하고 여성 합격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30~60%을 기록했다. 전체 인력구성은 물론 중간 간부급 검사 가운데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해마다 급증하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반면 고검장·검사장 등 검찰 내 최고 윗선은 여전히 남성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검사장 44명 가운데 여성은 단 3명에 불과했다. 10년 내 가장 많은 수이기는 하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1%에 불과했다. 여성 지원과 승진이 늘면서 평검사, 차·부장검사 등에서 비중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지휘부를 구성하는 최고 윗선은 90% 이상이 남성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유리천장이 균열이 일 뿐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과거 70~80년대만 해도 각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남성이었다”며 “게다가 검찰이 다소 남성 직군이라고 여겨지던 시절이라 사법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여성이 검찰에 지원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지 않았던 데다, 검찰 자체가 남성 위주의 조직으로 운영되던 시기라 전체 인력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여성 검사가 ‘검찰의 꽃’인 검사장에 임명된 것도 지난 2015년이었다. 이후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여성 검사 가운데서 첫 고검장이 선임되기도 했다. 지금껏 여성 검사가 검사장·고검장으로 임명된 사례가 많지 않았던 만큼 검찰 윗선까지 다수의 여성이 진출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최고 윗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그래도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르는 여성 출신 고검장·검사장이 최근 몇년 새 나왔다”며 “차기 검찰총장 인선 과정에서도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최초의 여성 검찰총장이 나올 수 있느냐’라는 점이 꼽히고 이유도 최근 기류와 연관이 깊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수장을 추천하기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우) 회의를 오는 16일 연다. 추천위가 후보군 가운데 3명 이상을 추천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들 가운데 1명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방식이다. 후보군 가운데서는 노정연(사법연수원 25기) 부산고검장이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외에도 현직으로는 여환섭(24기) 법무연수원장, 김후곤(25기) 서울고검장, 이원석(27기) 대검 차장검사 등이, 전직 인사로는 구본선(23기) 전 대검 차장검사, 배성범(23)기 전 법무연수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안현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