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수료 인상"…리셀플랫폼 출혈경쟁 끝나나

■수익성 악화에 할인정책 포기

트렌비 11일부터 최대 11.9% 부과

네이버 크림은 수수료·배송비 올려

무신사 솔드아웃도 유료화 불가피


네이버 크림과 무신사 솔드아웃, 트렌비 등 국내 리셀 플랫폼이 연이어 거래 수수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수수료와 배송비, 검수비를 받지 않는 이른바 '3무(無) 정책'으로 인해 출혈 경쟁이 심해지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리셀 거래도 활발해진 가운데 플랫폼들이 본격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혜택은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렌비는 오는 11일부터 리셀 중개 서비스 '바로판매'의 수수료 부과를 시작한다. 금액대별 수수료는 판매가 기준 △30만 원 이하 2만 원 △30만 원 초과 300만 원 이하 11.9% △300만 원 초과 500만 원 이하 9.9% △500만 원 초과 7.9% 등이다. 온라인으로 판매 물품을 등록한 뒤 구매자가 나타나면 물류센터로 상품을 보내 검수 과정을 거쳐 전달되는 방식이다. 트렌비는 지난 5월 바로판매 서비스 론칭 이후 기간 한정 수수료 0원 정책을 운영해왔다. 트렌비 관계자는 "(수수료를 부과하는 대신) 고객들의 편리한 이용 경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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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크림은 자넌 6월 구매수수료를 1%에서 2%로 인상한 데 이어 이달부터 판매자에게도 1%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0만 원 짜리 가방이 크림을 통해 거래되면, 크림은 수수료로 총 3만 원을 벌어 들이게 되는 식이다. 수수료는 대부분 상품 검수를 위한 인건비에 쓰인다고 크림 측은 밝혔다.

배송비도 오르고 있다. 크림은 지난해 12월 구매자에게 배송비 1000원을 받기 시작해 매달 500원씩 요금을 인상, 현재 3000원을 받고 있다. 무신사 솔드아웃도 무료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고 지난달부터 구매자에게 배송비 2000원을 부과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솔드아웃도 연내 수수료 0원 정책을 종료하고 유료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무신사 측은 “현재로선 솔드아웃 수수료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리셀 플랫폼들이 각종 무료 정책을 종료하고 나선 이유는 수익성 개선 필요성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크림은 지난해 33억 원의 매출과 59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손실은 검수 비용이 포함된 지급 수수료(433억 원)에서 나왔다.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무신사 자회사 에스엘디티와 트렌비도 지난해 각각 158억 원, 3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밖에 아웃오브스탁·프로그·KT알파 리플 등 리셀 플랫폼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쿠폰 지급 등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퍼붓고 있다.

리셀 업계는 상품 당 10~18%의 수수료를 받아야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리셀 플랫폼 관계자는 "현재 리셀 플랫폼 시장은 거래가 체결되면 체결될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라며 "덩치를 키우기 위한 사업자간 경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할인 정책을 종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리셀 플랫폼 1위 크림도 전략 수정을 예고한 상태다. 크림의 올 2분기 거래액은 3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5일 진행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크림에 대해 "점진적으로 거래 수수료를 글로벌 수준으로 합리화해 나가고 있으며,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리셀 플랫폼 1위 스탁엑스는 판매자에게 3~5%, 구매자에게 8~1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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