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어대명’ 이변은 없었다…이재명, 강원·TK 이어 인천·제주 압승

■민주당 대표 1·2차 순회 경선

5곳 모두 득표율 70% 넘어서

박용진 20%·강훈식 4% 그쳐

격차 크게 벌리며 ‘대세론’ 입증

최고위원도 ‘친명’ 4명 당선권

압도적 우위에 흥행 어려울 듯

7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7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75%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승을 거뒀다. 지지자들의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기대에 부응하며 경쟁 후보들과의 격차를 첫발부터 크게 벌렸다.

이 후보는 7일 제주와 인천에서 진행된 권리당원 투표에서 각각 70.48%와 75.40%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강원과 경북, 대구에서 진행된 경선에서도 각각 74.09%와 77.69%, 73.3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누적 득표율은 74.15%다. 경쟁 후보인 박용진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20.88%, 강훈식 후보는 4.98%였다. 이 후보는 인천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지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면서도 “아직 개표 중반이고 권리당원 외에 대의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결과를 낙관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은 40%(대의원 30%, 일반 당원 5%,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다. 강원과 대구·경북(TK), 제주는 타 지역보다 민주당 권리당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으로 평가 받고, 인천은 이 후보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다. 이 같은 지역적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5곳 모두 7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이 후보의 ‘대세론’에 힘이 실리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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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파워’는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나타났다. 최고위원 당선권인 5위 안에 ‘친명(친이재명)’을 앞세운 후보가 4명이나 포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친명 의원인 정청래 후보가 누적 득표율 28.40%로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이 후보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고 나선 박찬대 후보도 12.93%로 3위에 올랐다. 이밖에도 ‘친명’으로 분류되는 장경태·서영교 후보가 각각 10.92%와 8.97%의 득표율로 당선권에 이름을 올렸다. ‘비명’ 중에서는 고민정 후보(22.24%·2위)만이 유일하게 5위 안에 포함됐다. 이대로라면 이른바 ‘이재명계’가 차기 지도부의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일찌감치 ‘어대명’ 구도로 진행되면서 흥행 저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에 권리당원 투표 결과 중간 발표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전대 흥행을 위해서였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뽑혔던 2002년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처럼 매주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국민적 관심도를 높이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첫 투표부터 이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2002년 사례처럼 이변으로 인한 흥행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권리당원 투표율도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과거보다 낮은 편이다.

또 다른 흥행 요인으로 거론됐던 ‘비명’ 단일화도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득표율이 25% 수준에 그치면서 변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흐름으로는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 후보의 득표율을 뒤집기는 어렵다. 외부 요인도 흥행을 막고 있다. 민주당은 2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4년 만에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아직 선거 초반인 만큼 향후 경선에서 지지층 결집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는 “다음 주에 있을 국민 여론조사와 부울경·충청 지역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으며 강 후보도 “다음 주부터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만 단일화 가능성에는 입장차를 보였다. 박 후보는 “기대를 접고 있지 않다”고 한 반면 강 후보는 “단일화가 본질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권리당원을 제외한 대의원, 일반 당원 투표 결과는 전국 순회를 마친 뒤인 28일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한꺼번에 발표한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는 14일과 28일 두 차례에 나눠 발표한다.


정상훈 기자·박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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