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김주형 “이제 막 차 산 셈, 더 힘껏 페달 밟을 것”

AP “매킬로이 2010년 첫 승 때와 비슷”

중국·필리핀·호주·태국 거친 ‘골프 노마드’

다양한 잔디·조건 경험 덕 쇼트 게임 특화

2006위였던 세계랭킹, 3년여 만 21위로

윈덤 챔피언십 4라운드 16번 홀에서 티샷 하는 김주형. AFP연합뉴스윈덤 챔피언십 4라운드 16번 홀에서 티샷 하는 김주형. AFP연합뉴스




트로피 들고 포즈 취하는 김주형. AFP연합뉴스트로피 들고 포즈 취하는 김주형. AFP연합뉴스


“매킬로이가 2010년 첫 승을 할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해냈다.”

AP통신은 김주형(20)의 PGA 투어 첫 우승을 슈퍼스타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의 그것과 비교했다. 매킬로이는 2010년 퀘일할로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날 62타를 쳐 필 미컬슨(미국)을 4타 차로 따돌렸다.



김주형의 성장 속도를 보면 매킬로이의 뒤를 이을 재질이 충분해 보인다. 8일(한국 시간) 윈덤 챔피언십 우승으로 김주형은 세계 랭킹 21위가 됐다. 브룩스 켑카(25위·미국)를 앞질렀고 더스틴 존슨(18위·미국)이 눈앞이다. 2019년 초 2006위였던 세계 랭킹이 3년여 만에 1985계단을 뛰었다. 20세에 세계 21위는 매킬로이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정도나 해냈던 기록이다. ‘역대급’ 영건으로 공인받은 김주형은 다음 달 열릴 미국·세계연합 팀 대항전 프레지던츠컵 대표 선발도 유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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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은 골프 노마드(유목민)라는 별명이 익숙하다. 서울 태생의 그는 두 살 때 가족과 중국으로 건너가 필리핀·호주·태국을 거치며 5개국에서 자랐다. 호주에서 7년을 지내다 영주권 관련법이 바뀌는 바람에 필리핀으로 돌아갔고 훈련 지원을 약속한 태국으로 옮겼다. 다양한 조건의 연습장을 놀이터 삼았다. 잡초밭이라도 좋았다. 덕분에 베테랑 선수 못지않은 쇼트 게임 감각이 길러졌다. 두꺼운 코어로 장타를 치는 김주형은 고진영을 가르친 이시우 코치를 만나 세련미가 더해졌다.

2019년 아시안 투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 뒤 2020년 KPGA 투어 프로 신분 최연소 우승을 해냈고 지난해 KPGA 투어 최초로 10대 나이에 상금왕 등 3관왕에 올랐다. 이번 PGA 투어 우승은 조던 스피스(미국)의 2013년 19세 우승을 잇는 두 번째 최연소 기록이다. 김주형은 매년 스케일을 키우며 깜짝 놀랄 기록들을 쏟아내고 있다.

김주형은 “이렇게 갑자기 우승이 올 줄 몰랐다”면서 “PGA 투어 선수들은 실수가 나와도 회복하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 예선 통과 기준도 거의 언더파여서 부담이 크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눈앞의 목표는 플레이오프(PO) 최종 3차전 진출과 프레지던츠컵 선발이라고. 이번 우승으로 PO 1·2차전 출전권은 확보했다.

김주형은 “이제 막 차를 사서 운전을 시작하는 단계라고 본다. 페달을 더 힘껏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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