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8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곳곳이 물에 잠기고 지반침하, 정전 등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강남역 인근에서 빗물받이를 막고 있는 쓰레기를 맨손으로 치운 의인이 등장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9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실시간 강남역 슈퍼맨 등장'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3장이 빠르게 확산했다.
폭우가 내린 전날 밤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보면 한 남성이 강남역 근처에서 빗물받이 덮개를 열고 안에 있는 쓰레기를 맨손으로 건져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글을 올린 작성자 A씨는 "아저씨 한 분이 폭우로 침수된 강남역 한복판에서 배수관에 쌓여 있는 쓰레기를 맨손으로 건져냈다"면서 "덕분에 종아리까지 차올랐던 물도 금방 내려갔다. 슈퍼맨이 따로 없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진 속 남성은 바지를 무릎까지 걷고 허리를 숙인 채 배수관을 막고 있던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다. 남성은 맨손으로 배수관을 들어 올린 후 쓰레기를 하나하나 걷어냈다. 쓰레기 중에는 젖은 낙엽뿐 아니라 캔, 비닐, 플라스틱, 유리병 등 사람이 버린 폐기물도 가득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런 분이 정말 영웅", "진짜 상 줘야 한다", "타인을 생각하는 행동에 감동했다" 등의 의견을 이어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자정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서울 동작구 등에 42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전날 밤 9시5분까지 1시간 동안 가수량이 141.5㎜를 기록하며 서울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118.6㎜·1942년 8월 5일)를 80년 만에 넘어섰다.
기상청은 이날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강원 내륙·산지, 충청 북부, 경북 북서 내륙 100∼200㎜, 강원 동해안, 충청권(북부 제외), 경북 북부(북서 내륙 제외), 서해5도 50∼150㎜, 전북 북부, 울릉도·독도 20∼80㎜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