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부산 제조기업 10곳 중 2곳만 친환경사업 추진…"여력 없다"

친환경 전환 요구 거세지만 친환경사업 확산 미약

친환경 트렌드에 뒤처지면 글로벌 공급망 배제 우려도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EU의 공급망 ESG실사 의무 법제화 등 친환경 전환 요구가 거센 가운데 부산지역 제조업 현장의 움직임은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부산 제조기업의 친환경사업 추진실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조사기업 10곳 중 3곳만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이다. 그나마도 사업으로 보기 어려운 환경규제 대응 차원의 소극적 설비투자가 대다수였다.



조사기업 가운데 친환경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응답 비중은 20.0%였고 검토 중인 기업도 10.8%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로 미뤄볼 때 제조기업 대다수가 친환경 사업에 대한 추진 계획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부산상의는 설명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지난해 조사한 ‘부산기업 ESG 경영 인식조사’에서 대다수 기업이 ESG 경영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나온 것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부산 제조기업의 친환경 사업 추진 여부./사진제공=부산상공회의소부산 제조기업의 친환경 사업 추진 여부./사진제공=부산상공회의소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로는 ‘기존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한 기업이 69.9%였다. 탄소중립, ESG, RE100 등 친환경 전환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만 대다수 기업들이 이를 추진할 실질여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특히 현재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경제여건’ 속에서는 지역기업의 친환경 사업은 당분간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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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기업에 사업 추진의 이유를 물은 결과, 환경규제 강화 대응(32.7%),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동참(20.9%), 이해관계자 요구(5.2%) 등 소극적 대응에 대한 응답 비중이 높았다. ESG경영 실천(26.8%), 신성장동력 확보(14.4%)와 같이 친환경 사업을 혁신과 비즈니스 기회로 접근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렇다 보니 제조기업의 친환경 사업 분야 역시 온실가스 감축(31.2%), 자원순환 및 재활용(28.6%), 환경오염물질 저감(19.5%) 등 설비투자 형태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반해 친환경 소재 개발(13.0%), 에너지효율 향상(7.8%) 등과 같은 비즈니스 성격의 사업을 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기업 입장에서 친환경 사업은 여전히 기회보다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 제조기업의 친환경사업 추진 계획 없는 이유./사진제공=부산상공회의소부산 제조기업의 친환경사업 추진 계획 없는 이유./사진제공=부산상공회의소


친환경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정책 선호도의 경우 기술개발과 연구개발인력 인건비 지원을 요구하는 기업 비중이 각각 24.0%, 18.8%로 높았다. 그 외 불합리한 규제개선(15.6%), 시설자금 지원(15.6%), 세제 지원(14.3%), 운전자금 지원(1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친환경 전환은 협력사 선정의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는 만큼 지역기업들도 관련 동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현재 규제 일변도의 환경정책은 산업 현장에서 친환경 사업을 확산시키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환경규제 이행을 포함한 친환경 사업 추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역 내 매출액 상위 600개 제조기업 중 응답에 참여한 250개 업체의 내용을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부산=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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