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금·임금·인재 열악한데 글로벌 경쟁서 생존할 수 있나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경쟁사인 대만 TSMC보다 법인세·임금 등 측면에서 열악한 경영 환경에 처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0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 세율은 우리가 25%로 대만의 20%에 비해 훨씬 높았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세제개편안에 따라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로 낮추더라도 대만보다 세금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TSMC의 임직원 평균 임금은 9500만 원으로 삼성전자의 1억 4400만 원보다 훨씬 낮았다. 반도체 인력 양성 규모에서도 매년 대만은 1만 명인데 한국은 1400명에 그쳤다.



반도체 산업 지원에서도 우리는 경쟁국들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공포한 반도체지원법에 따르면 미국은 향후 5년간 반도체 제조 시설과 연구개발(R&D)에 520억 달러(약 68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반도체 시설 및 장비 투자에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독일과 일본은 외국 기업의 자국 반도체 투자에 대해 투자액의 40%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도 최근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발표했지만 정부의 보조금 지급보다 2026년까지 반도체 기업들이 340조 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과 규제 개선 등에 초점을 맞췄다. 대기업의 반도체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지금보다 2%포인트 높여 8~12%로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미국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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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당 주도의 반도체특위는 대기업의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세수 감소 논란 등으로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가 기존 메모리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면서 시스템 반도체 신흥 강국으로 나아가려면 경영 환경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 첨단 인재 양성, 임금 체계 개편을 포함한 노동 개혁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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