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대뇌정맥동혈전증, 이상자궁출혈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는 국내 보건당국 자료를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후 이상반응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서 대뇌정맥동혈전증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30∼49세와 50∼64세, 성별로는 여성에서 각각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발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뇌정맥동혈전증은 뇌의 정맥동(정맥 혈관 내 공간)에 혈전이 생긴 상태를 뜻한다.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뇌에서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위원회는 진단 정확성 등의 연구 한계점을 고려해 주의 깊은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러한 한계로부터 자유로운 근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국내 확진자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한 레지스트리를 활용한 연구가 수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궁 내 출혈이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는 이상자궁출혈도 코로나19 백신 종류와 관계없이 접종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발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현재까지 나온 국내외 연구 결과와 문헌고찰을 종합해볼 때 코로나19 백신과 이상 자궁출혈 간 인과관계를 수용할 수 있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비교적 짧은 위험구간 내에서 빈발월경 및 출혈 관련 이상자궁출혈의 발생 위험을 확인했기 때문에 무월경, 희발월경 등과 같은 이상자궁출혈과의 연관성까지 확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일시적으로 이상자궁출혈이 발생했으나 추후 회복된 경우와 이상자궁출혈이 발생한 후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현되는 대상을 모두 포함한 결과여서 백신 접종 후 만성적으로 이상자궁출혈이 나타난 이들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리 정맥혈이 막혀 피가 응고되는 심부정맥혈전증의 경우 여러 코로나19 백신 중 화이자 백신에서만 연관성이 관찰됐다.
위원회는 향후 역학적 근거와 기전적 근거를 종합한 평가 틀에 기반해 보다 체계적으로 인과성 평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다는 방침이다. 박병주 위원장은 "일부 질환에서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이 확인됐지만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의 진단 정확성 등에 대한 한계를 고려할 때 주의 깊은 해석과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특히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에 대해서는 면밀한 역학적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