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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쿠팡플레이, '안나' 감독판 공개..사과는 없었다

'안나' 스틸 / 사진=쿠팡플레이'안나' 스틸 / 사진=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가 편집 논란에 휩싸인 '안나'의 감독판의 공개 시기를 알렸다. 그러나 이주영 감독과 업계에서 촉구한 사과는 없었다. 편집 논란이 갑질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와중에 쿠팡플레이는 6부작 '안나'의 성공만 강조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12일 "지난달 성공적으로 종영된 6편의 '안나'에 이어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해 시청자들에게 이미 약속한 감독판 8부작을 이날 오후 8시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안나'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건 지난 2일 이주영 감독이 쿠팡플레이의 일방적 편집에 대해 항의하면서부터다. 이 감독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를 통해 "6부작 형태의 '안나'는 이 감독을 배제한 채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으로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 의도 등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독이 창작한 것과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시피 한 작품을 시청자들이 감독의 작품인 줄로 알고, 훼손되고 왜곡된 내용을 시청자들이 창작자의 의도인 줄로 아는 상황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며 "쿠팡플레이가 공개 사과와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에 쿠팡플레이는 "수개월에 걸쳐 쿠팡플레이는 이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했으나, 그는 수정을 거부했다. 제작사의 동의와 계약에 명시된 권리에 의거해 쿠팡플레이는 원래의 제작 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안나'의 감독판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업계가 바라보는 '안나' 사태는 심각하다. 한국영화감독협회 양윤호 이사장은 지난 11일 성명문을 발표하고 이주영 감독의 뜻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통탄스러운 일"이라며 "8부작으로 기획, 제작된 작품을 6부작으로 자체 편집하고, 반말을 섞어가며 회의를 진행하는 플랫폼 관계자의 무례를 넘어섰다. 특히 '왜 모든 장면을 의도를 갖고 찍었느냐'는 말은 분노를 참기 힘들었다"고 짚었다. 이어 "'안나' 사태를 좌시하지 않고 지켜볼 것이다. '안냐'에 나오는 대사처럼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 감독에게 "오만함과 어리석음에 맞서는 이주영 감독, 힘내길 바란다. 우리도 영화감독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뛰겠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쿠팡플레이의 사과를 요구한다. 또한 감독이 요구한 크레디트 및 감독판 공개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협회의 지적대로 문제는 쿠팡플레이가 아직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지난 1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쿠팡플레이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내 첫 번째 요구가 쿠팡플레이가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향해 사과하란 것이었는데, 사과는 없었다. 특별출연을 어렵게 부탁해서 시간을 쪼개 나와 준 배우들이 영문도 모른채 잘려나갔는데, 정말 마음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인터뷰와 한국영화감독협회가 성명서를 낸 후에도 쿠팡플레이는 사과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안나' 감독판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보도자료에서도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쿠팡플레이는 "약속한 감독판을 공개하겠다"고 하면서도 6부작 '안나'가 높은 몰입도와 긴장감을 선사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고 했다.

이제 '안나' 감독판이 베일을 벗는다. 쿠팡플레이가 편집한 6부작 '안나'와 감독의 의도대로 편집된 8부작 '안나'가 어떻게 다른지 시청자들이 판단할 일만 남았다.

한편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다.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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