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대만 반도체 공급망 파괴 시 글로벌 전자회사 642조 손실"

WSJ, 보스턴컨설팅 등 인용 보도

"영구 파괴 시 대체 기지 구축에 최소 3년·3500억$ 필요"

"해상 운임 상승해 소비자 가격에 전가"

다만 中 첨단 산업, TSMC 반도체 의존

"중국 경제 희생 않고는 대만 경제 파괴 못해"

연합뉴스연합뉴스




중국이 대만을 봉쇄해 1년간 대만의 반도체 공급망이 파괴된다면 글로벌 전자회사가 4900억달러(약 642조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대만 봉쇄 영향을 가늠하는 분석 기사에서 지난해 나온 보스턴컨설팅그룹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의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만약 대만 반도체 생산 능력이 영구적으로 파괴된다면 세계 다른 지역에서 생산기지를 구축하는데 최소 3년의 시간과 3500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지난달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CNN 인터뷰에서 “중국이 군대를 사용하거나 대만을 침공한다면 유럽, 일본, 미국 등과 실시간으로 연결돼 있는 TSMC 공장은 가동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가레스 레더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의 수출을 막는 것은 자동차,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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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해상 보험사 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덴마크의 해운 공룡 머스크의 쇠렌 스코우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대만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항로 중 하나"라며 "이를 봉쇄한다면 글로벌 해상 운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모두가 대만을 우회해 항해하며 항해 거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더 많은 연료 소비와 선원에 대한 급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제품 가격에 전가돼 소비자의 비용 부담도 늘리게 된다. WSJ은 “해상 보험사들도 대만해협과 관련된 긴장이 완화될 때까지 이 지역을 드나드는 선박에 대한 보험 판매를 꺼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대만에서 중국 본토로 가는 선박의 단기 운임 비용은 8월 초 기준 지난달에 비해 11%나 급등했다.

중국의 대만 봉쇄는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의 대만 출입을 막는 전면적인 것에서부터 특정 품목이나 일부 교통 수단을 막는 것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WSJ은 “단순히 봉쇄를 선언하는 것만으로도 해운사와 항공사는 이 지역을 우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이 대만과 경제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은 쉽게 봉쇄를 결정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의 첨단 컴퓨터 산업 등은 TSMC의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고 애플 아이폰의 최대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중국 내 공장에서 막대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 선박이 태평양 항로로 나아가는 전략적 요충지 역할도 하고 있다. 대만산업기술연구소의 주이린양은 "만약 군사적 분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모든 공급망은 물론 중국의 야심찬 전략도 파괴할 것"이라며 "바꿔 말하면 중국은 자국 경제를 희생하지 않고 대만 경제를 파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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