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을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회사 전·현직 임원에 대한 신병 확보 절차에 착수했다.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CB) 거래 과정에서 횡령 등 혐의를 포착한 검찰이 향후 수사 확대를 위한 강제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최근 쌍방울그룹 A 전 회장과 B 현 회장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검찰은 현재 해외 체류 중인 이들에게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불응하자 법원으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은 쌍방울그룹 전·현직 회장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적색수배는 인터폴이 발주하는 수배 가운데 하나다. 체포 영장이 발부된 중범죄자를 대상으로 한다. 적색수배가 내려지면 피의자의 인적 사항, 범죄 혐의, 지문·디옥시리보핵산(DNA) 등 정보가 인터폴 회원국 치안 당국에 공유되고 전 세계 공항과 항만에 등록된다. 아울러 검찰은 외교부에 쌍방울그룹 전·현직 회장에 대한 여권 무효화도 요청할 계획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는 그동안 쌍방울이 2020년 발행한 45억 원 규모의 CB 매각 과정을 수사해왔다. 이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검찰에 쌍방울을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 자료를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의 CB 발행 내력 등 분석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의뢰해 2월 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쌍방울그룹 CB 거래 등 수사 과정에서 경영진의 수백억 원대 횡령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김형록 수원지검 2차장을 팀장으로 형사6부와 공공수사부(정원두 부장검사)가 함께 참여하는 수사팀을 꾸렸다. 그동안 형사6부와 공공수사부는 각각 쌍방울그룹의 수상한 자금 흐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수사해왔다. 두 의혹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닌지 살펴본다는 것이 검찰의 계획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의원이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그룹의 CB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됐다는 내용이다. 이 의원과 쌍방울 측은 두 의혹 사이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외에도 검찰은 형사6부 소속 수사관이 전직 수사관 출신의 쌍방울그룹 임원에게 계좌추적영장 등 수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수사 기밀 유출을 지시하거나 관여한 제3자가 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수사 기밀을 주고받은 전·현직 수사관을 각각 공무상 비밀누설,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혐의로 앞서 5일 구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