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줄잇는 '금감원 퇴직자 로펌행'…취업승인 안받고 이직 사례도

상반기만 25명…해마다 증가

금융사와 소송전 잦아지면서

로펌 금융전문성 강화에 적극

암호화폐 업계로 이동도 늘듯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의 대형 로펌행이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퇴직자 중에는 취업심사 없이 이직한 사례도 확인됐다.

17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퇴직자에 대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 현황’에 따르면 금감원 퇴직자 중 재취업 심의를 거쳐 이직한 4급 이상 직원은 올 1분기 12명, 2분기 13명으로 올 상반기에만 25명이었다. 재취업 심의를 거친 금감원 퇴직자는 2020명 31명, 지난해 40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재취업은 단연 로펌이 가장 많다. 지난해에 13명이 로펌으로 이동했고 올해 1분기에만 김앤장·태평양 등 대형 로펌으로 이동한 경우가 6명이다. 올해 2분기에도 4명이 로펌으로 이동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취업 승인의 특별한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불승인을 받았다. 금감원 퇴직자들의 로펌행은 금융 당국 출신들이 ‘방패막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금감원과 금융사들의 소송전이 이어지면서 이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 각종 법률 이슈로 로펌에 자문을 구하는 금융사들이 많아지며 로펌들도 금융 분야 전문성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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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으로 이동한 금융 당국 고위급 인사들도 많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진웅섭 전 금감원장은 광장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전 금감원장은 법무법인 율촌에 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9월부터 법무법인 화우에서 고문을 맡는다.

로펌 외에도 금감원 퇴직자들은 NH투자증권·골든캐피탈대부·케이지이니시스 등 관련 업계로 떠났다. 최근에는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 감사실장으로 이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암호화폐거래소들이 급성장하고 디지털가상자산법이 준비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금감원 퇴직자들이 암호화폐 관련 업계로 대거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 직원이 취업 승인을 받지 않고 임의 취업한 경우도 있다. 2017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금감원 직원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사전 취업 심사 없이 임의 취업한 사례는 두 건으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공직자윤리법’ 위반 사실을 과태료 재판 관할 법원에 통보했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인사 적체로 보직을 맡지 못하면 법무법인 행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쌓은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재취업 심사를 통과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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