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종로광장시장 상인들의 ‘광장스튜디오’ 유튜브 채널 도전기

[라이프점프×한국소상공인교육진흥원] 곽의택 한국소상공인교육진흥원 이사장_10편

유튜브 방송 통해 매출 증가한 상인 4인의 이야기

해외에서 찾아오는 등 매장 방문 고객 늘어

이미지=최정문이미지=최정문




1905년에 개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상설시장 종로광장시장 상인들의 광장스튜디오 유튜브 채널 도전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와 종로광장시장 상인총연합회는 지난 2007년 상인대학 교육 과정을 계기로 현재까지 관계를 유지해 오던 중 지난해 4월 5일 유튜브 채널 ‘광장스튜디오’가 개설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채널 개설 초기에는 사명감 하나로 무모한 도전을 감행했다. 다행히 종로광장시장총연합회로부터 약간의 제작비 지원을 받고,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스마트상점 스마트오더(모바일 웹) 사업과 연계하면서 200여 개 상점에 관한 개별 유튜브 홍보 영상 촬영과 모바일 홈페이지 제작 지원을 통해 상인들의 유튜브 채널에 대한 혁신 마인드가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광장시장은 원단 가게나 한복점 상인들의 평균 연령대가 60대로 업력이 거의 40년 이상인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이 디지털 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광장스튜디오 채널 개설은 상인들에게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였다. 유튜브 채널 운영에 대한 콘텐츠가 쌓여 갈수록 고객들로부터 여기저기서 상품에 대한 문의가 오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유튜브 광장스튜디오를 통해 매출에 상당히 도움이 된 상인 4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통시장 상점가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시사점을 제언하고자 한다.

사진=곽의택사진=곽의택


“광장스튜디오와 스마트오더 지원사업 덕 봤다”옷 맞추려 해외에서도 찾아와

광장시장에서 최소 28년에서 4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김상미 실로암 대표, 김재순 범준이네 대표, 이경순 패션리더스 대표, 편선례 모나리자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2년 전만 해도 급격히 줄어든 매출로 인해 장사를 접으려고까지 했었다.



그러던 중 필자가 개설한 광장스튜디오 채널을 통해 상점을 홍보 하게 됐고, 다행히 정부의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과 맞물려서 시너지 효과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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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유튜브와 모바일 웹사이트를 보고 매장을 찾아오는 고객이 늘었다. 먹을거리를 즐기기 위해 광장시장을 찾던 젊은 고객들도 이젠 원단 골목을 직접 들러 부모님 선물과 혼수를 맞춰가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이 모든 반응이 여전히 새롭고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광장시장에서 28년 동안 맞춤 양복점 패션리더스를 운영해온 이경순 대표는 “그간 정부에서 전통시장을 살리겠다고 내놓은 정책들이 실질적으로 와닿은 경우가 없어 처음엔 모든 게 반신반의였다. 하지만 유튜브를 통해 상점을 홍보한 이후 고객이 하나둘 늘더니 얼마 전엔 여든이 넘은 어르신까지 저희 매장을 접하고 아들과 함께 옷을 맞추러 직접 찾아오는 것을 보고 온라인의 힘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여성 맞춤복 전문점을 운영 중인 편선례 모나리자 대표는 “요즘은 기성복으로 인해 맞춤복을 찾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멀리 지방에서도 방문 예약을 해주시는 분들이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젊은 손님들이 매장을 찾아주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범준이네 한복점 김재순 대표는 “40년간 사업을 이어오면서도 매장이 협소하고 인터넷을 잘 활용할 줄도 몰라서 온라인에 가게를 홍보할 엄두가 안 났었다. 그런데 정부와 상인회 지원으로 요즘은 일본과 미국에서도 한복을 맞추기 위해 매장을 찾아준다”고 했다.

김상미 실로암 대표도 “큰 한복 대여점이나 온라인 광고 업체들에 밀려 많이 위축됐었는데,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몸소 느끼고 있다. 특히 한복 제작 시 필요한 모든 원단과 원자재를 시장 내에서 구입해 사용하다 보니 우리 매장뿐만 아니라 다른 매장도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답했다.

광장스튜디오 채널을 운영해 본 결과를 통해 전통시장 디지털화를 위해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과거에 시행되어 오던 상인대학 과정을 ‘스마트 상점 대학’과정으로 전환하여 기초 및 심화 과정으로 개설, 지속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

둘째, 디지털 교육예산을 시장경영패키지 사업에 포함 시킬 것이 아니라 독립 예산으로 편성하여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업으로 지원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교육을 이수한 시장이나 상점가는 정부 지원사업에 가점 혜택을 주어서 교육이 스스로 정착화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상점 대학 과정을 이수한 상인들을 대상으로 소셜 미디어 동아리 학습 조직을 일정 기간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스스로 디지털 전환을 근착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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