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 달 연속 경기 둔화 우려를 드러냈다. 고물가에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수출 여건도 좋지 않다는 진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9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경제 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향후 수출 회복세 제약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세 달 연속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정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 미국·중국의 성장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경제 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며 반등 계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제 심리가 얼어붙었다. 소비자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7월 86.0으로 전월 대비 10.4포인트 하락했다. CSI가 100 이하로 떨어지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기가 부정적이라는 의미인데 6~7월 연속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금융시장 불안과 전반적인 물가 상승 확대가 가계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기업 심리를 나타내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80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전산업 BSI 8월 전망은 79로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남은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다. 이 과장은 “당초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7월 소비와 산업 활동 모두 크게 부진했다”며 “이런 상황이 한국의 대중 수출 부진으로 이어져 수출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2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보였고 반도체 가격 단가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우리 수출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영향을 면밀하게 점검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