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해 세포 간 상호작용을 파악할 수 있는 ‘암세포 네트워크’가 개발됐다. 관련 기술이 치료에 적용될 경우 보다 정밀한 암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대학교에 따르면 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문경철·박정환 서울의대 교수 등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암세포 네트워크’를 제작했다. ‘암세포 네트워크’란 암세포의 모양 뿐 아니라 암 조직 내부의 세포 간 상호작용을 파악해 그래프로 나타낸 것을 뜻한다. 이전에도 ‘딥러닝(Deep Learning)’을 이용한 암 진단 기술은 존재했지만 단순히 암세포의 모양만 판단하는 방식으로 이용돼 실제 치료에 사용되기엔 부적절했다. 관련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19일 게재될 예정이다.
암세포 네트워크는 실제 암 진단 및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면역 치료제’ 등 차세대 암 치료방식은 암 조직 내 세포 간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주요한 요소로 꼽혀왔지만 관련 기술이 부재한 상황이었다. 세포 간 상호작용을 위한 다량의 데이터 분석이 어려웠고, 기존의 딥러닝 기술로는 의료진이 해석 가능한 수준으로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공동연구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그래프 딥러닝’ 기술과 함께 ‘암세포 네트워크’를 이용할 경우 암 환자의 생존율 진단 지표로도 이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프 딥러닝’이란 의료진이 해석가능하며, 세포 간 상호작용의 학습과 해석을 동시에 실행하는 기술을 말한다. 실제 서울대병원의 데이터를 이용해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박정환·오소희 서울대 보라매 교수는 “의료진이 해석가능한 딥러닝 모델이 이전에도 제시된 바 있지만 복잡한 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반영해 진단 지표를 제안한 연구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며 “세포 간의 상호작용과 같은 암 미세환경은 암의 위험도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본 모델은 새로운 진단 지표 발굴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논문의 제1저자인 이용주 박사와 신경섭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본 연구에서 개발된 암 세포 네트워크 제작 방식과 그래프 딥러닝 기술은 암 조직 뿐 아니라 MRI, X-Ray 등 어떤 의료 영상 데이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의료 영상 데이터에서 중요한 상호작용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