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LA빌딩 공동소유주 된 이마트, 美 투자 속도낸다

美부동산투자사 아틀라스캐피털과

JV 설립해 번화가 7층 건물 투자

4년전 푸드마켓 1호점 용도 임차 후

코로나 겹쳐 오픈 계속 미뤄졌지만

정용진 직접 낙점한 마트 입지 살려

식문화 공간으로 선뵐 가능성 높아





이마트(139480)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번화가에 자리한 한 복합상업 건물의 공동소유권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빌딩은 한때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이 미국 내 자체 슈퍼마켓 브랜드로 야심 차게 추진했던 ‘PK마켓(가칭)’ 1호 매장을 열기 위해 임차 계약을 맺었던 곳이기도 하다. 2018년 미국 슈퍼마켓 체인 ‘굿푸드홀딩스’ 인수 후 올 3월 첫 독자 마트 브랜드 ‘뉴파운드마켓’ 1호점을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선보이는 등 이마트의 글로벌 시계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이 빌딩 역시 미국 사업 확장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 된다.



21일 이마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PKRE 인베스트먼츠 LLC’라는 회사가 상반기 출자 목록에 올랐다. 이 회사는 이마트 미국 법인인 PK리테일홀딩스가 LA 사우스 올리브 스트리트 712번지의 빌딩 투자를 위해 기존 건물 소유주인 미국 부동산 투자사 ‘아틀라스 캐피털 그룹’과 함께 세운 조인트 벤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틀라스 캐피털그룹은 뉴욕과 LA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를 펼치고 있는데, 지난 2019년에는 LA타임스 인쇄공장 건물과 부지를 2억 4000만 달러에 사들여 현재 이 일대에서 대규모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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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투자한 건물은 1917년 지어졌으며 7층 규모다. 유동인구가 많은 LA 다운타운 중심가에 자리했는데, 이마트가 2018년 프리미엄 그로서란트(grocerant) 매장 미국 1호점을 내려 1~3층을 임대 계약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로서란트는 식재료(grocery)와 음식점(restaurant)을 결합한 단어로 구매한 식재료를 현장에서 바로 조리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시 매장 오픈을 위해 임차해둔 곳인데, 건물주가 먼저 공동 소유를 제안해 온 것으로 안다”며 “계약 조건이 나쁘지 않아 (이를 위한)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이마트는 2019년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PK마켓 간판을 내건 조감도도 발표했으나 코로나를 비롯한 현지 사정으로 오픈이 계속 미뤄졌다. 2018년 슈퍼마켓 체인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하며 미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현지인에게 친숙한 굿푸드홀딩스의 ‘브리스톨팜즈’, ‘레이지 에이커스’, ‘메트로폴리탄 마켓’ 등 3개 브랜드와 2019년 추가 인수한 ‘뉴시즌스 마켓’을 통해 연착륙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독자 브랜드를 준비했다. 원래 아시안 요리와 식료품점을 결합한 그로서란트 모델을 목표로 했으나 올 3월 콘셉트를 바꿔 ‘뉴파운드마켓’을 선보였다. 식료품과 유기농 제품을 주로 팔면서 캐주얼 레스토랑과 유럽식 카페, 와인 특화 매장 등을 갖췄지만, 구매한 제품을 조리 해주는 ‘초기 구상’과는 달랐다.

이 같은 히스토리 때문에 LA 빌딩의 향후 활용 방안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이마트 관계자는 “시기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애초 봐둔 목적이 있는 만큼 마트를 오픈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파운드마켓을 비롯한 이마트 미국 자회사의 여러 브랜드 중 하나가 입점할 가능성도 있지만, 정 부회장이 ‘자체 브랜드 1호 매장’ 자리로 낙점했던 자리인 데다 바로 한 블럭 떨어진 곳에 아마존의 홀푸드 마켓이 있어 기존과는 다른 특별한 식문화 공간이 들어설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다만 기존의 ‘PK마켓(가칭)’을 추진하지는 않을 거라는 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2018년 이마트의 미국 현지 법인인 ‘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하고 미국 슈퍼마켓 체인 ‘굿푸드홀딩스’를 3075억 원에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오랫동안 미국 진출을 꿈꿨던 정 부회장은 코로나 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월과 9월, 연말에 총 세 차례 미국을 방문해 현지 사업들을 점검한 바 있다. 적극적인 인수와 매장 출점 속에 미국에서 코로나와 맞물려 고급 식료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PK리테일홀딩스는 2019년 영업적자에서 2020년 흑자전환한 데 이어 2021년 26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올 상반기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8% 감소한 94억 원을 기록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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