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시작도 전에 김빠지네

관세청·공항공사 선정 방식 합의

T1 9개·T2 6개 등 이르면 이달 공고

업계 순위 뒤집을 가능성 있지만

고환율·임대료 부담 겹쳐 '시큰둥'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연합뉴스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연합뉴스




하반기 면세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대립하던 관세청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합의점을 찾으며 입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협상을 벌인 지 6개월 만이다. 그러나 면세 사업자들은 고환율과 임대 수수료 등 부담으로 입찰 참여 여부를 고심하고 있어 공항 면세점 정상화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과 공항공사는 이르면 이달 말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T1·T2) 면세점 사업자 공고를 낸다. 해당 면세 사업권은 1터미널 9개, 2터미널 6개 등 15개다. 전체 인천공항 사업권(21개) 중 71%다. 사업자 선정이 늦어진 것은 관세청과 공항공사 간 갈등 때문이다. 그동안 인천공항의 면세 사업자는 공사가 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를 관세청이 심사해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추천 수, 평가 비중 등을 놓고 이견이 벌어졌고, 결국 양측이 한 발씩 양보하며 겨우 합의했다. 이번 선정 방식은 사업자 추천 수를 기존 1개에서 2개로, 공항공사의 점수 비중을 250점에서 500점으로 확대했다.



양측은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협의가 길어진 만큼 선정 과정은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1터미널(2023년 7월), 2터미널(2023년 1월)의 특허 만료 시점이 임박한 만큼 공백을 줄이기 위해서는 빠른 사업자 선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통상 신규 사업자 선정 후 오픈까지 약 6개월 간의 준비 기간이 소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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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면세점 입찰 규모가 크다 보니 사업권을 누가 갖게 되느냐에 따라 업계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면세 사업자들은 눈치를 보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면세 한도를 800달러로 확대하고 영업이익 연장 등을 해줬지만, 여전히 임대료 부담이 높아 이를 상쇄할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면세점 임대료에서 발생하지만, 지난해 당기순손실 7549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렇다 보니 이번 입찰의 핵심 요소는 ‘최고가 임대료’다.

반면 사업자들은 팬데믹으로 불어난 손실이 아직 회복되고 있지 않은 데다가 고환율도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원·달러 환율은 두 달 째 1300원대를 유지하며 13년 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매년 사업자 선정 방식이 바뀌다 보니 어떤 기준에 맞춰 준비를 해야 할 지도 미지수”라며 “아직 여행객 수 등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이익률 연동제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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