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글로벌 Why] 이란 核협상 급물살 타는데…미적대는 美

세가지 쟁점 중 두개는 '진전'

바이든, 유럽정상과 통화에도

"타결 임박하지 않았다" 확언

중동 우방국 ‘핵 복원’ 우려에

의회 내부 부정적 기류 강해

美 여전히 극도의 신중론 고수

알리 바게리카니(왼쪽) 이란 외무차관 등 이란 측 협상단이 5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 마련된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회담장을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알리 바게리카니(왼쪽) 이란 외무차관 등 이란 측 협상단이 5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 마련된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회담장을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의 중재로 이란 핵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열쇠를 쥔 미국이 여전히 미적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란 핵 합의 복원에 반발하는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우방과의 관계와 미 의회 내부의 부정적 기류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이란 핵 협상 및 중동 지역 파트너에 대한 지원, 이란의 불안정한 활동에 대한 억제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란이 이달 15일 EU 중재안에 대한 답변을 제출하면서 공을 넘겨받은 미국이 유럽 국가 정상들과의 통화에 나섰다는 소식에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미국 정부는 극도로 신중한 입장이다. 미국 당국자는 “2주 전에 비하면 협상이 가까워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입장 차가 있어 결과는 불확실하다”면서 “타결은 임박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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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미국은 그간 △혁명수비대의 외국 테러 조직 지정 철회 △제재 부활 방지 보증 △이란 내 미확인 장소에서의 핵 물질 검출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해왔다. CNN 등에 따르면 이 중 혁명수비대 문제는 이란 측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으나 나머지 두 사안은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이한 이란 외무장관은 앞서 “세 가지 주요 쟁점 중 두 가지 사안에 대해 미국이 융통성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이란에 대한 제재가 해제될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250만 배럴까지 늘어나 국제 유가 안정에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측은 그러나 공식 반응을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다. 악시오스는 지난 한 주 동안 백악관 관계자들이 핵 협상에서 이란 측에 새롭게 양보한 것이 없다는 점을 이스라엘에 설명했다고 전했다. 핵 합의 부활에 대한 이스라엘의 우려가 높은 가운데 협상을 주도해온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에얄 훌라타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극적으로 이란과의 협상에 성공해도 미국 의회의 지지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바이든 행정부가 망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너선 로드 신미국안보센터(CNAS) 중동 안보 프로그램 책임자는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오랫동안 이 거래에 대해 회의론자였다”면서 “이란과의 거래가 성사돼도 의회를 통과하는 과정은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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